16일 광저우시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6비트 차다가 마지막 50m서 8비트
물보라로 비트 구분…1m 이상 튀어
첫번째 구간 제외 기록도 가장 좋아
마린보이의 스퍼트를 보려면, ‘물보라’를 보라?물보라로 비트 구분…1m 이상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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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에서는 보통 양 팔의 스트로크(물을 젓는 것)가 70%, 양 발의 킥이 30%의 추진력을 낸다. 박태환(21·단국대)이 스피드를 올릴 때를 보면, 팔의 움직임이 확실히 빨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다리의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수영인들은 보통 양 팔을 한 번씩 휘저을 때, 발이 몇 번 물장구를 치느냐에 따라 “4비트 킥, 6비트 킥”이라는 말을 쓴다. 스포츠동아 이동운(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 해설위원은 “자유형400m에서 박태환은 보통 4∼6비트 킥을 쓴다”고 했다. 박태환의 훈련파트너 이현승(24·서울수영연맹)은 “때로 페이스를 조절할 때는 2비트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400m에서 박태환의 평균스트로크 수는 약 270회로 알려져 있다. 4비트 킥을 쓴다고 가정해도 500회 이상 킥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육안으로는 몇 비트 킥인지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1초에 2∼3회씩, 킥이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경영대표팀 안병욱(48) 수석코치는 “(박)태환이가 헤엄을 칠 때, 물보라가 얼마나 일어나는 지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비트는 찰랑찰랑 정도, 4비트는 적당한 높이의 물보라, 6비트는 약 80cm 정도 물이 강렬하게 사방으로 튄다. 자유형50m 선수들은 때로 8비트까지 차기도 하는데, 이 때는 거의 발이 안 보이는 수준이다. 안 코치는 “물보라도 1m 이상 올라온다”고 했다.
자유형400m 선수들은 보통 50m씩 나눈 8개의 구간에서 첫 번째 구간을 제외하면 맨 마지막50m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박태환 역시 16일 자유형 400m결선 레이스에서 마찬가지였다.
초반부터 1위로 치고나가며 단 한번도 구간별 1위를 뺏기지 않은 박태환. 마지막 50m에서 그의 팔과 다리는 더 빨라졌다. 안 코치는 경기 직후, “6비트를 차다가, 마지막 50m에서는 8비트까지 찼다”고 분석했다. 육안으로 봐도 물방울은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마린보이를 위한 금빛 물보라였다. 박태환은 “쑨양(중국)이 치고 올라와서 나도 좋은 기록을 냈다”며 웃었다.
광저우(중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