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김갑수. 스포츠동아DB
월간지 ‘삶과 꿈’ 11월호에 실린 연극평론가 김문환의 칼럼 가운데 일부다. 이 칼럼 속 주인공은 배우 김갑수.
1986년 오늘, 김갑수는 동갑내기 동료인 배우 현금숙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1986년 11월22 일 서울 정동 마당세실극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77년 극단 현대극장에 입단한 김갑수가 오랜 기다림 끝에 1984년 ‘님의 침묵’으로 주목받으며 무대의 주역으로 떠오른 뒤였다. 현 씨 역시 연극 ‘무덤없는 주검’ 등에 출연한 배우. 두 사람은 현대극장 연구생으로 만나 사랑을 싹틔웠다.
김갑수는 7월 MBC ‘황금어장’의 코너 ‘무릎팍도사’에서 “연극의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돈이 없어 가짜 결혼 반지”를 신부에게 줬지만 자신은 “진짜 (반지를) 받았다”고 털어놓아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 씨를 만나기 전 그는 “외로우니 여자를 소개해 달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의 요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김갑수는 ‘무릎팍도사’에서 “(결혼하기까지) 선배들이 많이 도와줬다”면서 “(혼자)빨래하고 라면 끓여먹고 하다보니 사람 꼴이 말이 아니어서 선배들 입장에서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을 거다”고 회고했다. 당시 김갑수의 결혼식 사진은 오랫 동안 알고 지내온 조세현 사진작가가 맡았다.
김갑수는 18일 생애 첫 팬미팅 행사를 열었다.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한 제약회사 광고의 콘셉트를 딴 이날 팬미팅 무대는 최근 그에게 쏠린 관심과 화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김갑수는 이제 ‘꽃중년’ 혹은 ‘단명(?)전문 배우’로 통하며 젊은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드라마 ‘제중원’, ‘거상 김만덕’ ‘신데렐라 언니’ ‘아이리스’ 등에 이어 최근 ‘즐거운 나의 집’에 이르기까지 극중 세상을 떠나는 캐릭터를 유난히 많이 연기해 집중적인 화제를 모은 김갑수. 그는 묵직하고 깊은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겨주곤 한다.
이런 그는 현 씨와 결혼한 뒤 “처갓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마련한 단칸 셋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님의 침묵’을 시작으로 수많은 연극을 통해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고 있는 그는 부인과 함께 1998년 창단한 극단 배우세상을 꾸려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작품 생활을 함께 하며 후배 배우를 키우고 관객을 만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