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32년전 안방 ‘파격의 덫’? 조기 종영된 ‘청춘의 덫’

입력 2010-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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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김수현. 스포츠동아DB

2일 SBS는 심은하, 전광렬, 이종원이 주연한 드라마 ‘청춘의 덫’을 하이라이트로 엮어 방송했다. 창사 20주년을 맞아 특집으로 소개한 ‘청춘의 덫’은 1999년 방송 당시 최고 5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타 작가 김수현(사진)의 대표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히는 ‘청춘의 덫’은 원래 1978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1978년 MBC 주말극으로 방송된 ‘청춘의 덫’에는 이효춘, 이정길, 박근형. 김영애 등이 주연했다. 그때도 드라마는 연기자들의 열연과 작가 김수현의 탁월한 극본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78년 오늘, 매회 방송 때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청춘의 덫’이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청춘의 덫’은 1978년 8월19일 토요일 시작했다. 청순하고 가녀린 한 여인(이효춘)이 사랑하던 연인(이정길)의 배신으로 고통스런 나락에 빠졌다가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

마지막 회에서 눈이 내리는 밤 골목길 가로등 밑에 선 이정길이 부릅뜬 눈으로 이효춘을 향해 “나 혼자만 망할 수 없어. 분해. 너도 함께 망해야 돼”라며 울부짖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화제와 인기만큼 논란도 컸다. 32년 전 당시 드라마로는 파격적인 내용 때문. 극중 이정길과 이효춘의 혼전동거와 임신, 미혼모 등의 내용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는 이런 설정 때문에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같은 시기 방송된 TBC 주말극 ‘여진’의 여주인공 정윤희의 극중 직업이 ‘호스티스’라는 점이 문제가 돼 ‘드라마의 공공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청춘의 덫’은 20회 만인 1978년 11월5일 종영했다. MBC는 김수현 작가가 “일일극 ‘행복을 팝니다’의 대본까지 집필하느라 힘에 부친다”고 종영을 해명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청자가 대부분이라 새로운 논란만 일으켰다.

‘청춘의 덫’은 비극적 운명을 순종적으로 받아들이던 기존 드라마의 여성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인생을 헤쳐가는 여주인공을 통해 여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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