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23일 오후 북한군이 연평도에 난데없이 100여 발을 발사해 우리 해병대 병사 2명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외수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비록 늙었으나 아직도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길 힘은 남아 있다. 위기상황이 오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전장으로 달려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49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릴 정도로 유명한 그의 트위터 발언은 삽시간에 인터넷 이곳저곳으로 퍼졌다.
“이래서 내가 이 선생을 존경한다”며 감동한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지만, 상당수 누리꾼은 그에게 “전쟁을 부추긴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번 일에서 이외수의 한계를 여지없이 보는구나”(D○○○○), “전쟁이 나면 노구를 이끌고 총을 잡겠다고 하시지만, 이 땅엔 평화가 있어야 한다”(jin○○○○), “이 선생의 글은 선동적이다. 다른 (질책성) 글은 그에 대한 경계다”(lo○○○○), “확전을 주장하는 자들이야말로 나불대지 말고 적극 참여를 선언하라!”(da○○○○)
그러자 이외수 씨는 “국민들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단결해야 한다. 겁을 내시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결의부터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남의 탓이나 하는 습성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겁이 나면 도망치라”고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논산에서 훈련병 생활을 할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 푸에블로호가 납북된 사실이 있었다. 제대 못하는 줄 알았다”며 “이후 자대배치 받자마자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완전군장을 하고 서울 한복판에 입성, 총격전을 벌였다. 국민들은 고충이 심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비난이 계속되자, 이 씨는 “색깔 나누기, 편 가르기, 지역감정, 진보와 보수, 친북과 친일, 노빠(노무현 지지자의 속어)와 명빠(이명박 지지자의 속어), 구역질 나는 단어들”이라며 “어떤 언행도 다 저 빌어먹을 놈의 정치적 냄비에다 처넣고 버무려서 비난하거나 칭송한다. 날 보고 닥치고 글이나 쓰라고 한다”라며 분노했다.
그는 이어 “난독증 환자들은 비유법을 쓰면 문장의 행간을 읽어내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며 “가만히 있으면 난독증은 탄로 나지 않는다. 그런데 툭하면 글쓴이의 의도를 왜곡해서 비난을 일삼는다. 한약을 몇 재씩 장복해도 치유되지 않는 찌질한(멍청한) 고질병”이라고 일갈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