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으로 초대 ‘가수왕’에 오른 최희준. 스포츠동아DB
1966년 오늘, MBC가 개국 5주년을 맞아 10명의 인기가수를 선정하는 청취자 대상 투표를 마감했다. 12일 동안 이어진 투표를 통해 최희준, 남일해, 유주용, 이한필(예명 위키리), 정원, 문주란, 이금희, 이미자, 최양숙 그리고 현미가 그 주인공으로 꼽혔다. MBC는 그해 12월2일 서울 시민회관에서 개국 5주년 기념 축하무대를 마련했다. ‘10대 가수 가요제’의 시작이다.
이날 방청객 투표를 통해 첫 가수왕이 선정됐는데, 주인공은 ‘하숙생’의 최희준이었다. 최희준은 1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서울법대 출신이기도 한 최희준은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로 데뷔했다. 그가 부른 ‘하숙생’은 1964년 동명의 라디오 드라마 주제가였고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TBC에도 ‘가요대상’이 있었지만 ‘10대 가수 가요제’의 권위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MBC는 이후 본격적인 연말 가요 시상 프로그램을 만들어 12월에 방송했다. 1967년 ‘2회 10대 가요제’에서는 지금은 고인이 된 차중락과 정훈희가 신인가수상을 받았다.
이후 ‘10대 가수 청백전’의 이름으로 이어지다 1976년 ‘10대 가수 가요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선정 및 심사 방식에 대해 시청자와 가요팬, 가요계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음반 제작자들의 모임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10대 가수 가요제’를 포함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말 가요 시상식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댄스음악 장르와 10대 팬들이 가요시장을 장악하면서 인기 가수 선정이 특정 장르에 치우친다는 비판도 나왔다.
2004년에는 SG워너비가 “MBC에 단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며 ‘10대 가수 가요제’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윤도현과 보아, 동방신기 등도 불참해 ‘10대 가수 가요제’는 ‘가요대제전’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돼 사실상 연말 가요 시상식의 의미가 사라졌다.
그럼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최다 ‘가수왕’으로 뽑힌 가수는 누구일까. 바로 조용필이다. 그는 1983년 ‘잊혀진 계절’과 ‘바람이려오’의 이용에게 빼앗긴 것을 빼고 1980년 이후 무려 6회에 걸쳐 ‘가수왕’에 올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