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관전평] 골키퍼 실수 한번에 땅친 제주

입력 2010-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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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의 안이한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챔피언결정전과 같이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제주 골키퍼 김호준에게 좋은 약이 됐으면 한다.

전반 제주의 선제골 역시 서울 골키퍼 김용대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을 보면 두 팀 선수들 모두 많은 관중 앞에서 상당히 부담을 가진 듯 하다.

서울과 제주 모두 1차전과 마찬가지로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 어느 한 쪽이 우세했다고 평가하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선제골은 제주가 넣었지만 전반은 서울의 분위기였다. 경기를 주도했고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제주는 선발로 나서지 못한 구자철의 공백이 커 보였다. 측면 요원들도 몸이 무거웠다. 측면으로만 볼이 가면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후반에 제주의 분전이 돋보였다. 제주는 선제골을 넣은 뒤 곧바로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했다. 이후 선수들의 신경이 상당히 날카로워 져 팀이 급격히 무너질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제주는 오히려 후반 들어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정신력이다.

측면에 네코가 투입되고 구자철이 들어가면서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도 원활해졌다. 자연스레 김은중과 산토스 역시 슛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동점골을 넣지 못한 게 아쉽다.

오늘의 수훈선수는 누가 뭐래도 서울 수비수 아디다. 결승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고라도 중앙 수비수로서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위치선정과 수비 리드가 상당히 돋보였다. 외국인 선수가 이처럼 열심히 뛰어주고 수비를 리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서울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올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우승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비록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제주에도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전남 드래곤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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