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챔피언까지…서울, 2010시즌 리뷰
최태욱·현영민 등 영입…끈끈한 팀워크한때 박용호·아디 부상도 벤치서 잘 메워올 시즌 FC서울은 180도 바뀌었다. 10년 만의 K리그 챔피언을 향한 당찬 도전. 늘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흩뿌리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서울의 뼈를 깎는 노력이 깃들여 있었다.
○우승 위해 포기한 이름값
새로운 선수 영입의 힘이 컸다. 그동안 서울은 순혈주의를 고집했으나 올 들어 FA(자유계약) 선수를 영입하고,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K리그 이적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했다. 타 구단들도 “평소 보여 온 서울의 태도가 아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선택은 옳았다. 최태욱, 최효진, 하대성, 현영민 등 우승 경험을 지닌 중고참급의 영입은 큰 힘이 됐다. 이들은 항상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말하기보다 먼저 훈련장에 들어섰고, 누구보다 먼저 클럽하우스에 도착했다”던 최효진의 말은 달라진 서울을 대변한다. 훈련장 입구에 적힌‘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란 글귀는 선수단의 정신무장을 이뤘다. 하대성은 “프로에서 1등 아니면 소용없다”고 했다. 덕분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뒤 자칫 흐트러질 수 있던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곳곳에서 단합 정신이 묻어났다. 이승렬은 “작년만 해도 우리 재능을 살리는 축구를 했지만 올해는 팀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모두’에 대한 달라진 생각을 전했다.
○‘잘 되는’ 집안
3월 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6위로 떨어졌지만 딱히 불안감은 없었다. 어차피 승점 1∼2점차 상황이었을 뿐. 무더운 8월 5위를 유지한 시기만 빼면 거의 2∼3위를 마크하며 호시탐탐 선두 탈환의 기회를 엿봤다. 결국 성남 원정 승리를 통해 챔프전 직행의 9부 능선을 넘겼다.
물론 불안감도 있었다. 8월 4년 만에 컵 대회를 제패한 후 수원 원정에서 2-4로 패하면서 흐름이 꺾였다. 9월 대구전에선 주장 박용호가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부상당했고 용병 아디는 경남전에서 광대뼈를 다쳤다. 가장 강하다던 ‘중앙 수비’가 ‘구멍’이 된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은 ‘잘 되는’ 집안이었다. 위기를 몰랐다. 박용호와 아디의 빈 자리는 드러나지 않았다. 신예 김동우가 후반기 들어 깜짝 부상했다. 주포 데얀이 주춤하자 ‘아빠의 힘’으로 부활한 정조국과 이승렬이 활약하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