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멤버엔 기회…경기흐름 방해 우려
2010∼2011시즌 V리그 여자부의 가장 큰 변화는 3세트에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 제한되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여자배구의 현실을 감안한 조치로, 3세트에서 용병의 출전을 제한해 국내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늘리겠다는 것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복안이다.
GS칼텍스 조혜정 감독은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기가 단순했던 측면이 있지만 이제 좀 더 생각하는 플레이가 필요하고 전술 전략이 다양해져 더 볼만한 경기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한국 배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했다.
5일 개막전을 치른 도로공사의 어창선 감독 역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3세트에서 용병이 빠지면서 백업멤버가 되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물론이고 각 팀 감독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흥국생명의 반다이라 감독은 “3세트에만 출전을 제한한다는 규정이 옳은 것인가 의문이다. 용병을 쓰려면 다 쓰고 아니면 아예 안 쓰는 것이 낫다. 3세트 때문에 게임 전체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3세트에 나설 수 없는 용병들은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의 사라파반은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다가 아시아의 기술배구를 익히고 싶어 한국에 왔는데 매 경기마다 1세트씩 뛸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4일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은 한국인삼공사에 용병이 빠진 3세트만 내주고 3-1로 승리를 거뒀고, 5일 도로공사는 용병이 빠진 3세트 초반 혼란을 겪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3-0으로 이겼다.
이 같은 새로운 제도가 3-0으로 마무리 될 경기를 1세트 더 연장하는데 그칠지, 의도대로 국내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이끌어내 배구 경기를 보다 박진감 넘치게 만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인천 |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