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센터 하준임이 떴다! 여자배구 도로공사 하준임(왼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센터로 변신했다. 5일 흥국생명과의 V리그 원정 경기에서 하준임은 블로킹 2개를 포함, 10득점을 하며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 라이트서 포지션 변경…그녀의 변신, 예감이 좋다
V리그 센터로 첫 경기 10득점 ‘팡팡’
블로킹도 2개나…188cm 높이 위력
순발력도 UP…약체 도공 반란 예고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전 늘 최약체 팀으로 꼽힌다. 이유도 한결같다. “높이가 낮고 공격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두 시즌 모두 최하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구단 사정상 거액의 돈을 주고 스타급 거포를 사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V리그 센터로 첫 경기 10득점 ‘팡팡’
블로킹도 2개나…188cm 높이 위력
순발력도 UP…약체 도공 반란 예고
도로공사 어창선 감독은 고심 끝에 묘안을 짜냈다. 올 6월부터 라이트 하준임(21)을 센터로 돌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준임은 배구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줄곧 라이트로만 뛰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일단 첫 단추를 잘 꿰는 데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시즌 첫 경기였던 5일 인천 원정에서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히는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준임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0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속공도 8개 가운데 4개를 성공시켰다.
● 남다른 높이 활용
어 감독이 하준임을 센터 재목감으로 주목한 첫 번째 이유는 높이에서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준임의 키는 188cm다. GS칼텍스 정대영(183cm), 한국인삼공사 장소연(185cm)보다 오히려 크다. 다른 팀 주전급 센터 가운데 하준임보다 큰 선수는 현대건설 양효진과 인삼공사 김세영(이상 190cm) 정도다.
평소 “순발력이 좋지 않다”는 평을 들었지만 이것도 기대 이상이었다. 어 감독은 “속공 능력도 매섭고 개인 이동공격도 상당히 능하다. 게임 운영 능력만 잘 갖추면 좋은 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 하준임이 포지션을 변경하고 나선 첫 공식 무대는 8월 컵 대회였다. 당시는 바뀐 포지션에 적응을 다 하지 못해 별 다른 활약을 못 보였지만 이후 전지훈련과 연습게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쌓으면서 일취월장했다. 어 감독은 “가면 갈수록 부쩍 실력이 느는 게 보인다. 주어진 문제를 주면 하나씩 잘 풀어내는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준임도 최근 들어 “이제는 센터가 재밌다”고 종종 말한다.
● 두 약점 동시 보강
하준임의 포지션 변경으로 도로공사는 낮은 높이와 공격의 단조로움이라는 두 가지 약점을 동시에 보강했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늘 외국인 선수의 원맨쇼에 의존했다. 1,2라운드를 돌고 나면 공격 루트가 다 파악돼 시즌 말미에 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라이트 포지션에 새로 영입한 캐나다 출신의 외국인 선수 사라 파반 외에 중앙에 하준임을 활용해 다양한 세트 플레이를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