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
“그 동안 충전해 놨던 거 이제는 쓸 때가 됐지.” 중국으로 떠나기 전인 8일, 수화기 너머 김학범(50·사진) 감독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다.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허난 전예와 3년 계약을 맺은 김학범 감독이 9일 출국했다.
허난의 지속적인 러브 콜과 신뢰가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허난이 리그 상위 팀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구단처럼 감독의 권한까지 침범하는 등의 후진적인 행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팀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하자는 의미로 나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성에 관한 전권을 쥐었다. 김형렬 전 성남 2군 감독, 김해운 골키퍼 코치를 데리고 함께 떠났다. 김준호 재활 트레이너도 곧 합류할 예정이다.
2007년 시즌을 마치고 성남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2년여 동안 유럽, 남미, 중국, 일본을 돌며 축구 연수를 다녔다. 잠시 팀 밖으로 나와 축구를 보며 많은 걸 느꼈다. “그 동안 코치, 감독으로 한 팀(성남)에만 계속 있었다. 이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 깨달은 것도 많다. 오랜만에 팀을 맡았으니 이제 활용해 봐야지.”
김 감독은 우승 등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작년 리그 8위 성적을 4위 이내로 끌어올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게 우선 과제다.
김 감독의 중국 진출로 내년 슈퍼리그에는 다롄 박성화 감독 등 3명의 국내파 감독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김 감독은 “경쟁이야 우리 숙명이지 뭐.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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