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야구도시 재건!”…KIA-광주시 의기투합

입력 2010-12-1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전용구장 신축 300억 투자 협약… 국내 최초 기업체 투자…새 모델 제시
강운태 광주광역시 시장은 15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KIA와 새 구장 신축 협약식을 시작하기 직전 “KIA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협약체결 직전에는 “큰 감동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3년간 300억원 투자. 일부에서는 연간 수 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모기업을 가진 KIA에게 300억원은 ‘큰 돈’이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총 공사비 1000억원 대의 신축 구장을 사용할 구단에게 300억원은 큰 부담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매년 수백억원의 운영비를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받는 국내 프로야구 실정에서 3년간 300억원의 투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광주는 스스로 ‘야구의 도시’라고 자처한다. 광주 시민들은 지난해까지 총 열번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역으로 광주의 야구 인프라는 돈을 주고 고용한 외국인 선수에게도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강운태 시장은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신축구장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걸고 당선됐다. 총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강 시장은 시 예산 300억원을 먼저 편성했다.

그리고 광주구장 바로 옆에 있는 무등종합경기장의 성화대와 일부 관람석을 유지하며 새 야구장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중앙정부에 제출해 ‘토토기금’ 300억원을 지원받았다. 신축이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한 개보수를 위해 토토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현행법을 지혜롭게 해석한 정책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열쇠는 KIA가 갖고 있었다. 나머지 300억원을 KIA가 부담하지 않으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정의선 부회장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IA는 300억원의 신축구장 투자와 함께 15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함평 전용연습구장도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날 광주시와 KIA가 협의한 새 구장은 2만 5000∼3만석 규모로 계획됐다. 천연잔디 개방형 구장으로 일본 히로시마 야구장, 뉴욕의 뉴양키스타디움을 벤치마킹해 설계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KIA 서영종 사장은 “한국 프로사상 최초의 전용구장 건립을 위해 기업체와 프로구단이 투자한 것으로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며 “지역 야구의 활성화와 한국 프로야구 발전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벌써부터 3년 후 최고의 경기장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일 선수들과 최고의 경기장에서 열띤 응원을 펼칠 팬들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