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기자의 여기는 아부다비] 아프리카의 반란…마젬베 결승 진출

입력 2010-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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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대표 인터나시오날에 2-0 완승
유럽-남미대륙 제외 역대 첫 결승행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인터나시오날(브라질) 선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인 채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유니폼을 교환하지도 않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인터나시오날 팬들도 충격적인 패배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반면 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진 채 춤을 추며 기적적인 승리를 자축했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리고 있는 2010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15일(한국시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준결승에서 마젬베가 인터나시오날을 2-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 응원단 대결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스타디움 주변은 온통 인터나시오날을 상징하는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브라질에서 건너온 원정 팬만 7000명이 넘었다. 이날 공식 관중은 2만2131명으로 집계됐는데 3분의 2가 인터나시오날 팬들이었다. 브라질의 축구열기가 피부로 느껴졌다.

그러나 소수정예의 마젬베 응원단은 기죽지 않았다.



수백 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국 팀의 경기와 상관없이 매번 경기장을 찾아 전통악기로 흥을 돋우며 응원전을 펼쳐 대회 최고 명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FIFA는 전 경기 무료입장권을 선물했다.

● 유럽-남미 결승구도 깨져

마젬베의 승리로 클럽월드컵 역사에 한 획이 그어졌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유럽과 남미 대륙을 제외한 팀이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젬베 은디아예 감독은 “이번 승리는 특별하다. 아프리카 전체가 우리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부다비(UAE)|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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