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첫 해 3관왕에 오른 김비오가 내년 시즌부터 미 PGA 투어에 도전한다. 대선배 최경주와 양용은의 뒤를 이어 김비오가 PGA 투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프로 데뷔 첫해 KPGA 대상·신인상·최저타수상 3관왕…‘슈퍼루키’ 김비오, 그의 새해 각오
Q스쿨 통과…PGA투어 진출 꿈만 같아
스윙 심플하게 교정 바닥부터 다시 시작
“롤모델은 김경태…세계랭킹 1위 GO!”
“이제 다시 시작이다.”Q스쿨 통과…PGA투어 진출 꿈만 같아
스윙 심플하게 교정 바닥부터 다시 시작
“롤모델은 김경태…세계랭킹 1위 GO!”
프로 데뷔 첫 해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대상과 신인상,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3관왕에 오른 김비오(20·넥슨)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3관왕을 달성한 기쁨을 누리고 있을 여유는 없다.
7일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 최종전에서 공동 11위에 오르며 2011년 PGA 투어 카드를 획득한 김비오는 ‘꿈의 무대’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관왕도 영광이지만, 궁극적인 목표가 PGA 투어 진출이었기 때문에 투어 카드 획득이 더 없이 기쁘다. 험난한 과정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이 더 크다. 그런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출신 김비오는 8월 조니워커클래식오픈에서 국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작성하며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레이크힐스오픈과 한중투어 인비테이셔널, 한국오픈에서 2위에 오르는 등 11개 대회에 출전해 8차례 톱10에 드는 활약으로 올 시즌 KPGA투어 주요 개인 타이틀을 휩쓸며 프로데뷔 첫 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지옥의 관문이라 불리는 미 PGA투어 Q스쿨까지 통과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PGA 투어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현재 실력은 시드를 유지할 수 있는 상금랭킹 125위 정도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배운다는 자세로 할 것이다. 물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고, 욕심을 부려본다면 1승에 도전하고 싶다.”
김비오는 2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서 동계훈련에 들어간다.
“지금의 스윙을 더 일정하고 견고하게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립을 좀 많이 닫아서 잡는 편인데 실수가 나오곤 한다. 그립과 어드레스 등 기초부터 다시 다듬어나갈 것이다. 드라이버가 안정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보다 심플한 스윙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모든 것을 다시 적응해나가야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아버지 김승국(48) 씨와 동행하지만, 의류사업을 하는 부모님이 1년 내내 김비오와 미국 생활을 함께 할 수는 없다.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혼자 있는 시간도 늘겠지만 반드시 치러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Q스쿨 도전도 혼자 이뤄냈다. PGA 투어 도전도 스스로 해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을 즐기는 편이라 걱정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롤모델은 올 시즌 일본 프로골프(J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다.
“같은 골프 선수가 봐도 항상 침착하고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플레이 스타일도 확실하다. 공격적일 때 공격적이고 방어를 해야 할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방어를 한다. 항상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영리하게 플레이한다. 골프장 밖에서도 한결같다. 항상 후배들을 잘 챙기고 격려해주는 닮고 싶은 선배”라고 했다. ‘괴물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경태의 대를 잇는 슈퍼루키로 떠오른 김비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면 꿈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큰 꿈을 품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김비오는 골프 입문을 도와준 오석교 프로(일산 중산힐스 연습장)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PGA 투어 입성은 잠깐 즐거워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기뻐할 때가 아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 겸손해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자신감과 신중함, 실력과 열정을 두루 갖춘 김비오가 내년 PGA무대에 어떤 새바람을 일으킬지 기대해보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