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우리 원준이 잘 부탁해”…넥센 선수들 전화릴레이

입력 2010-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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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선수들이 트레이드된 고원준을 위해 롯데 선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잘 대해주라”는 부탁을 건넸다. 비록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져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선수들이 트레이드된 고원준을 위해 롯데 선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잘 대해주라”는 부탁을 건넸다. 비록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져있다. 스포츠동아DB

6월5일 목동 KIA전이었다. 선발 고원준(20·넥센)은 1회부터 연타를 맞으며 투구수가 많아졌다. 경기시간은 어느덧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이 때 갑자기 고원준이 1루수 이숭용(39)부터 돌아가며 야수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난조 때문에 길어진 수비시간. 무더위로 고생하는 선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이었다. 넥센의 최고참 이숭용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때 참 싹수가 있단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런 후배와의 이별이니, 선배들의 아쉬움은 컸다. 고원준은 트레이드 직후, “나보다 팀(넥센)이 걱정”이라며 떠나는 순간까지 ‘예쁜 짓’을 멈추지 않았다.

넥센의 신임주장 강병식(33)은 롯데의 전임주장인 조성환(34)에게 전화를 걸었다. 1년 선후배 사이이며, 서울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둘은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 강병식은 “(고)원준이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전했다. 넥센의 수호신 손승락(28) 역시 전화릴레이에 동참했다.

손승락은 경찰청시절 자신을 잘 따르던 이재곤(22·롯데)의 번호를 눌렀다. 이재곤은 “고원준이 오면 경쟁자”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동생’에 대한 손승락의 정을 받아들였다. 꽃길을 밟고 부산으로 떠나는 고원준은 롯데의 선수단 소집일인 내년 1월10일 팀에 합류한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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