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브 터지면, 현대 1위 ‘문’(문성민) 연다!

입력 2010-12-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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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문성민, 스포츠동아DB

우리캐피탈전 19득점 화력 뽐냈지만 특유의 강서브 실종…강약조절 미흡…다양한 전술변화 필수
2010∼2011 NH농협 V리그가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약팀들의 반란이 화제였다면 2라운드의 화두는 현대캐피탈의 문성민(24)이다. 문성민은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캐피탈과의 V리그 데뷔전에서 19득점을 하는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실에 이례적으로 기록지 까지 들고 왔다.

“아직 문제점도 많고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고 했지만 그것은 팀 전술에 관한 것이고 문성민에 대해서는 “이 정도면 무난하다. 의욕이 앞서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준 것에는 1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단 한 경기 했을 뿐이지만 ‘문성민 효과’는 대단했다. 문성민의 경기력과 현대캐피탈의 전력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 서브와 수비 강화 필요

문성민의 등장은 타 구단들에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각 팀 전력분석관들이 현장에서 문성민의 경기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만족할만한 활약을 펼쳤지만 약점도 있었다. 바로 강약조절과 서브다. 김호철 감독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강약을 조절하는 영악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성민도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라 욕심이 났다”고 했다.

물론 이는 몇 경기를 더 치르고 실전 감각을 다듬는다면 해결될 문제다.

또 하나는 서브다. 현대캐피탈이 단독 선두 대한항공을 잡기 위해서는 서브와 리시브 보강이 필수다. 서브가 약하면 상대팀의 세트플레이에 당할 수밖에 없고, 리시브가 불안하면 공격력이 살아날 수 없다.

문성민의 가세로 현대캐피탈이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문성민의 장기 강서브다. 1라운드서 취약점으로 나타난 서브를 보강해야 대한항공을 잡을 수 있다. 28일 우리캐피탈 전에서 문성민은 경기 초반 강서브를 시도했지만 2세트 중반 이후에는 단순한 목적타 서브를 했다.

“서브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을 알고 있기에 강하게 때리려다가 실수를 많이 했다.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기 위해 목적타 서브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지속적으로 상대를 앞서가기 위해서는 문성민의 강서브가 필요하다.

현대캐피탈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득점 부문에서는 1위지만 서브 득점은 13점으로 가장 낮다. 세트 당 0.48개로 7개 팀 중 꼴찌다.

반면 대한항공은 세트당 1.17개로 1위다.

리시브도 약하다. 대한항공이 10.83개인 반면 현대캐피탈은 8.6%로 역시 최하위다.

문성민의 가세로 공격력은 강화됐지만, 약해진 리시브를 어떤 조합을 통해 보강하느냐가 관건이다.


○ 다양한 전술 실험

문성민이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다양한 팀 전술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2라운드 첫 경기부터 문성민과 소토를 레프트로 활용하는 과감한 전략을 썼다. 접전 끝에 승리는 챙겼지만 “불만스러운 경기였다. 안 맞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공수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리시브가 취약한 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바꿀 수도 있고, 그대로 갈 수도 있다. 공격력은 유지하면서 리시브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겠다.”

문성민은 소토와 함께 레프트에 서는 것에 대해 “처음 하는 시도지만 큰 차이는 없다. 어떤 자리에 서든 편안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어쨌든 1라운드보다 경기 운영에서는 편안하다”고 했지만 세터들이 안이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문성민이 없을 때는 어떻게든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했지만 이젠 안 되면 소토나 문성민에게 그냥 올린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이날 김 감독이 “나이가 많지만 점프력과 블로킹 타이밍 등은 여전히 발군”이라고 평가한 후인정은 단 1득점, 윤봉우는 5득점에 그쳤다.

26일 LIG와의 경기에서 후인정 13점, 윤봉우 12점 등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캐피탈이 문성민을 100% 활용해 정규리그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 리시브 강화와 공격 루트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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