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무르익은 창단 열기 “내친김에 10구단 까지”

입력 2010-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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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창단 의향서 제출로 이제 9구단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KBO 이사회는 물론 구단주 회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게다가 엔씨소프트 외에도 창단 의향서를 제출할 기업이 한 두 곳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가 창원을 선점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9구단 창단추진위원으로서 지금까지 창원시가 보여준 행보는 전형적인 선진국형 방식으로 평가한다. 구장을 통해 구단을 유인하는 점에서 그러하다.

평소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상적인 9, 10구단 연고지로 서울과 부산을 이야기해 왔다. 인기가 아니라 철저하게 인구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야구의‘숙명’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곳이 서울과 부산이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연고구단이 있을 경우, 그 구단이 반대하면 아무리 많은 가입금을 낸다 한들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 연고지로 마지막 남은 곳은 이제 경기도 일부 도시와 창원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 창원시의 프로야구단 유치공약은 선점효과를 충분히 거두었다.

이제부터는 KBO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엔씨소프트가 됐든 다른 기업이 됐든 9구단 창단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선수수급과 가입금 문제다. 현재의 KBO 규약으로는 선수수급에 한계가 있다. 각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한 명 지원 규정은 빨리 개정되어야 한다.

가입금 문제도 명문화된 것이 없는데, 히어로즈의 120억 원은 가입금과 서울 입성금이 동시에 포함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서울시장의 프리미엄은 100억 원을 넘어선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각 구단의 문제제기를 제어하기 어렵다.

프로구단은 본질적으로 구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 KBO의 발빠른 행정적인 뒷받침이 절실히 요구된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창단 의향은 시기적으로 이상적인 타이밍이다.

프로야구가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치투자’로 볼 수 있다. 당장은 중견기업으로서 사회기여와 공헌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다음으로는 창원을 연고로 오프라인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롯데가 부산에 ‘왕국’을 구축한 것처럼. 일본만 하더라도 IT기업인 라쿠텐과 소프트뱅크가 프로야구를 운영하고 있다.

재무구조를 보더라도 엔씨소프트 정도의 회사라면 프로야구 운영능력은 충분히 있다. 게다가 김택진 대표이사는 ‘프로야구 키드’출신이라는 측면에서 거시적 비전 없이 단기적 성적에만 목매는 한국 프로야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프로야구를 통해 지역사회에 즐거움과 꿈을 심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히어로즈와 SK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 수 년 안에 자립도 가능하다.

최고시설의 전용구장을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이보다 더한 조건은 없다.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이참에 업계 1위 넥슨까지 프로야구에 뛰어들면 한국프로야구의 실질적인 전성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기업들이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리길 기대하며, 내친 김에 10구단까지 확보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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