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호 축구회관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 2008년 임시 대의원총회 겸 사단법인 창립총회'에서 곽정환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행정·협상력 심각한 문제 불만 폭발…임기 1년 남았지만 자진 사임 했으면
K리그 이사회가 프로축구연맹 곽정환 회장(사진) 용퇴를 건의하고 나설 전망이다. 곽 회장은 2011년까지 임기가 아직 1년 남아 있다.K리그 단장들은 29일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 일상적인 만남처럼 보였지만 이날 중요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 자리에 참석한 A구단 사장은 “내년 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곽정환 회장이 자진 사임을 해야만 현 프로축구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정식 이사회가 아니었다. 지방과 수도권 구단 일부 사장, 단장들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원들은 그 동안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곽 회장이 물러날 때가 됐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이사회가 곽 회장 용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대외 행정력과 협상력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곽 회장은 2005년 1월 제6대 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2008년 대의원총회를 통해 3년 임기를 더 보장받았다.
그러나 최근 2년 간 타이틀스폰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 중계권 협상에서도 매번 난항을 겪는 등 수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2009년과 올해 초에도 일부 개혁파 단장들을 필두로 곽 회장 불신임 운동이 일었다가 잠잠해졌다. 이사회 불만이 한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A구단 사장은 “지금 상황은 마치 연맹이 각 구단의 고통분담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배가시키고 있는 꼴이라는 게 대부분 단장들의 생각이다.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걱정이다. 순리대로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순리대로 해결되는 게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곽 회장 스스로 용퇴하기를 모두 바란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춰질 것을 염려해 긴급 이사회를 통한 불신임 건의나 연판장을 돌리는 등의 과격 행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1월14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앞서 곽 회장이 여론을 파악하고 스스로 물러나길 바라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