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로 나선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왼쪽)과 유노윤호.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은 “5인조로 있을 때 동방신기는 행복했고 그 추억은 아름다웠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 2년만에 새로운 출발…2인조 동방신기, 5인조 동방신기를 말하다
5인일때 가장 행복…돌아온다면 다시 이어질수도
아름다웠던 추억 ‘말말말’에 상처
지금은 침묵이 정답
JYJ를 다시 만난다면? 안아주거나 꿀밤주거나…
하고싶은 말? 건강해라!
동방신기로 활동에 나선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연이은 JYJ 관련 질문에, “말을 할수록 동방신기의 브랜드 가치만 떨어질 것”이라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5인일때 가장 행복…돌아온다면 다시 이어질수도
아름다웠던 추억 ‘말말말’에 상처
지금은 침묵이 정답
JYJ를 다시 만난다면? 안아주거나 꿀밤주거나…
하고싶은 말? 건강해라!
그리고 이내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그들은 “5인으로 있을 때 동방신기는 행복했고, 그 추억은 아름다웠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사연이 많았던 컴백에 대한 소회였다.
최근 새 앨범 ‘왜’를 발표한 동방신기를 11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만났다. 코트 차림에 단정히 머리를 빗은 헤어스타일로 나선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지한 어조였다.
# 2년간 칩거…동정어린 시선이 싫었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입장에선 5년을 함께했던 동료 셋이 갑자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법적공방을 벌이면서 속절없이 활동을 중단했고, 분열된 일부 팬들로부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었다.
유노윤호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동방신기가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침묵하고 있으며, 갈등을 계속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기얼굴에 침 뱉기”라고 했다. 그는 “아티스트니까 음악으로, 무대로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딱 보여드려서 팬들을 이해시키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게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컴백의 변을 밝혔다.
그리고 “‘5명이, SM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을 때’가 온전한 동방신기지만 우리 둘이 나선 것은 동방신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일단 (JYJ가 돌아오길) 2년간 기다렸다. 지금은 우리도 손쓸 수 없을 만큼 멀리 갔다. 하지만 돌아온다면 그대로 동방신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5인조 동방신기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동방신기에서 세 명이 떠나면서 국내 최대의 팬덤을 자랑하던 팬들도 분열되고 말았다. 유노윤호는 “모든 팬들이 다시 돌아오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고,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자리를 지키면서 동방신기가 더 잘 되기를 바랄뿐”이라고 했다.
최강창민도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우리를 보는 시각이 긍정도, 부정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 잘못 안했다 할 수 없지만 동방신기로 인해 팬들에게 실망을 줬다는 점에서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두 사람은 지난 2년여간 연기활동 외에 거의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유노윤호는 주로 여행을 다녔다. 언론과 사람들에 동방신기 문제가 자주 오르내리는 게 싫었고, 안부를 묻는 사람들에게 ‘다 잘 될 거에요’ 쓴웃음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싫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시작하면 “동방신기라는 브랜드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그렇다고 “그냥 담아두기엔 상처를 많이 받아” 여행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
여행중 만난 한 수산시장 상인들을 보면서 삶의 치열함을 느꼈고,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정감 있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처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유노윤호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스스로 움츠러들어 사람 많은 곳은 피했다”는 최강창민은 “동정어린 시선이 너무 싫어 두문불출하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아성찰을 했다”고 했다.
# 노랫말 공방?…제발 색안경쓰고 보지 말았으면
최근 동방신기와 JYJ가 발표한 노래의 가사가 묘한 해석을 낳으면서 양측의 공방전으로 비화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가 놓인 처지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색안경을 쓰고 보신다”(최강창민)며 “그냥 사람들이 알아서 생각하도록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유노윤호)고 했다.
유노윤호는 “‘왜’의 노랫말이 문제가 된다면 ‘무너진 가슴에 피눈물이 흘러’란 가사의 옛 히트곡 ‘트라이앵글’도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어떤 노래를 불러도 지금 이 시기에 맞게 해석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침묵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팬들이 혼란스러워할 뿐”이라며 논란 당시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JYJ이 ‘SM을 배제한 멤버들끼리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하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이번 일은 멤버간 불화로 인한 게 아니라 회사와 벌어진 문제이니, 먼저 회사와 이야기를 하는 게 순서인 것 같다”고 했다.
대화 없이 장시간 방치되면 멤버간 사이도 멀어지고 말 것이라는 우려에 유노윤호는 “말을 아끼겠다. 한쪽에서 말을 하게 되면 팬들만 상처 입는다.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문제”라고 했다. 최강창민도 “팬들만 상처 입으니, 말을 않으려 한다”고 했다.
유노윤호는 지금도 가끔 5명이 함께 노래 부르고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꿈을 꾼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도 했다.
“5명이 함께 있었던 때는 행복했던 순간이다. 지금은 좀 뭔가 잘못돼 있지만, 말을 아끼고 싶다. 5명이었을 땐, 음악으로 순수하게 사랑했기 때문에 모두 다 좋았다. 그 추억까지 많이 안 다쳤으면 좋겠다. 지금 다치고 있는 상태다. 당사자는 가만있는데 주위 사람들의 말들이 오가면서 감정이 격해지는 상태다. 그러면서 추억까지 상처 입는 것 같다.”
지금 혹시 ‘JYJ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유노윤호는 “다른 말은 못하겠고, 건강해라”고 했고, 최강창민은 할말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먼 훗날 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하자 유노윤호는 “좋게 해결된다면”이란 전제를 단 뒤 “형으로써 웃으며 혼을 내야지. ‘좋은 길을 두고 멀리 돌아왔구나’라고. 음, 아마 안아 주거가 꿀밤을 주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고 했다.
동방신기는 7일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많이 긴장할 줄 알았는데 조증 걸린 것처럼 너무 신이 나더라”(최강창민)고 컴백소감을 밝히며 “‘다시 신인’이란 생각은 하지만 동방신기로서의 자신감은 잃고 싶지 않다”(유노윤호)고 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