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내셔널리그 현실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승강제를 도입하려면 바로 아래의 2부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만 한다. 그래야 업다운 제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의 리그 시스템으로 보면 내셔널리그의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15팀 가운데 적어도 6∼8개의 구단이 프로로 전환돼야 한다. 그래야 최상위리그(10∼12팀)와 2부 리그 팀의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내셔널리그 팀 가운데 리그를 재편할 경우 최상위리그로 진출하기 위한 승강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팀은 극히 제한적이다. 재정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충주 험멜 정도가 구단주 결정에 따라 프로로 변신할 수 있다.
나머지 구단들은 프로화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의지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이전 2차례 정도 N리그 우승팀에 K리그 승격 기회를 줬지만 해당 팀의 거부로 과도기적인 승강제 도입이 실패했다.
N리그에는 시청과 공단 팀이 많다. 현재 법령상으로는 프로화가 불가능하다. 스포츠산업진흥법에 의거해 지방자치단체는 프로구단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 프로구단이 되려면 시민구단형태로 전환한 뒤 주식공모를 통해서 구단을 법인화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을 하더라도 시의회를 통과해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다.
재정적인 문제도 있다.
내셔널리그 팀은 대부분 한해 20∼30억원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선수들은 대부분 1년으로 계약직이다. 프로로 전환하면 선수들과 장기 계약하는 등 구단의 재정적 부담이 늘어난다. 만약 이 팀들이 최상위리그로 올라가면 그 부담은 더 가중된다.
이밖에도 홈경기 운영에 필요한 경기장 시설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