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올시즌 K리그 판도 흔든다

입력 2011-01-30 17: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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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K리그 판도 재편을 천명하고 나섰다.

그동안 FC서울, 수원 삼성, 울산 현대, 성남 일화가 이른바 K리그 빅4로 꼽혔다. 빅 클럽을 구분하는 잣대로 성적, 흥행, 투자의 3요소를 드는데 서울과 수원은 이 요건을 두루 갖췄다. 울산과 성남은 흥행에서 낙제점이지만 성적이 좋아 이 범주에 포함돼 왔다.

그러나 빅4 구도가 허물어질 조짐이다.

특히 성남은 최근 재정 축소를 거듭하더니 작년 베스트11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갔다. 축구인들 사이에서 “이적료만 있으면 신태용 감독도 팔았을 것이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오갈 정도다.
이제는 빅 클럽이라 부르기 민망할 지경이다.

전북 현대가 2011시즌을 통해 성남이 빠져나간 빅4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 성적 - 상위권 유지

전북 현대는 얼마 전만 해도 중위권 팀으로 분류됐다.

FA컵은 몇 차례 우승했지만 리그 성적은 그저 그랬다. 1994년 K리그에 참가한 뒤 2000년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시즌 전 목표가 우승이었던 적도 없었다.

그러나 2009년 첫 챔피언에 오른 뒤 모든 게 달라졌다. 2010년에도 3위를 차지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목표는 K리그와 AFC챔스리그 2관왕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멤버로 보면 수원과 서울이 올 시즌 가장 강력하다. 우리가 그 두 팀을 잡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투자 - 이적시장 큰 손

전북은 현대자동차를 모 기업으로 두고 있다. 한 해 매출만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그동안 축구단에 대한 투자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느 구단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최 감독은 2009년 리그 우승 뒤 “언제나 리그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선수층을 갖추고 싶다”고 요구했고 재가를 받아냈다.

올 시즌에도 김동찬, 정성훈, 이승현, 염동균 등을 영입해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클럽하우스 완공 계획도 마무리됐다. 올 10월에 지어지면 내년 시즌부터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흥행 - 홈 무패

전북의 최대 약점이다.

전북은 작년 리그 평균 관중이 1만4169명이다. 리그 3위지만 서울(3만2576명), 수원(2만6163명)과 격차가 크다.

최강희 감독은 일단 홈에서 화끈한 공격적인 축구와 승리로 팬들을 모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작년시즌 중반 리그와 컵 대회 홈경기를 1주일에 3차례 치르는 살인 일정에서도 모두 베스트11을 투입했다가 부상자가 속출하고 컨디션 난조로 부진에 빠지는 혹독한 경험을 했다. 그래도 올해 역시 “홈에서는 최고의 전력으로 무조건 많이 넣고 이긴다”는 전략에 수정은 없다.

상파울루(브라질)|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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