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럭셔리석 2억3천만원…암표값만 최소 3배

입력 2011-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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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볼, 슈퍼스타 탄생과 눈물

쿼터백 애런 로저스, 3번의 터치다운 MVP 차지
피츠버그 우승 실패…전 경기 출장 워드 부상투혼

■ 슈퍼볼, 슈퍼스타들의 축제

아길레라 개막식서 엉터리 국가 열창 대망신
오바마는 백악관서화려한 ‘슈퍼선데이 파티’
하프타임 동안 화장실에 다녀오는 숫자만 650만 명이라는 추산이다. 7일(한국시간) 미국은 순간 멈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3억의 인구가 오직 한 곳, 텍사스주 알링턴의 카우보이스 스타디움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제45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은 한국계 와이드 리시버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의 우승 여부에만 집중되지만 미국인에게 슈퍼볼은 국가적 이벤트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도, NBA 챔피언십도, 슈퍼볼의 영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 그린베이, 와일드카드의 기적

그린베이의 정규시즌 성적은 10승6패였다. 내셔널콘퍼런스(NFC)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다. 이런 그린베이가 플레이오프 들어 승승장구를 거듭하더니 슈퍼볼에서 피츠버그마저 31-25로 꺾고 빈스 롬바르디(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플레이오프에 12개 팀이 출장한 1990년 이후 와일드카드 진출 팀의 슈퍼볼 우승은 최초다. 그린베이는 14년 만에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그린베이 쿼터백 애런 로저스는 304패싱야드와 3번의 터치다운을 기록, MVP를 차지했다.

반면 피츠버그는 2년 만의 우승 탈환에 실패했고, 워드는 생애 3번째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 그러나 워드는 2쿼터 종료 직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면서 3-21까지 밀리던 흐름을 반전시켜 슈퍼볼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시즌 중 뇌진탕 부상을 입고도 16경기 전부에 출장한 워드는 “슈퍼볼 승패와 관계없이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며 은퇴설을 일축했다. 워드는 13년째 피츠버그 한 팀에서만 뛰었다.


● 슈퍼볼은 돈 잔치

미국 전국소매업체연맹(NRF)이 여론조사기관 빅리서치사에 의뢰해 얻은 결과에 따르면 슈퍼볼 기간 미국인들의 소비는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 101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인 1인당 59.33달러를 쓴다는 얘기다.

중계를 맡은 폭스 TV는 작년 10월 광고물량을 모두 팔았다. 역대 최고 속도였다. 광고단가는 30초 기준 280만∼300만 달러였다. 맥주회사 앤호이저 부시가 1억3410만 달러를,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4170만 달러를 지출했다. TV 광고를 안 하기로 유명한 구글도 광고에 동참했다.

이번 슈퍼볼 광고의 특징은 기존 신비주의를 벗고 미리 광고를 공개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광고가 퍼지게 하는 현상이다. 뉴욕타임스는 “‘끝까지 숨겼다가 깜짝 놀라게 해야지’에서 ‘소문을 만들기 위해 미리 선보여야지’로 변하고 있다”고 촌평했다.

입장관중은 텍사스에서 이례적인 한파, 폭설과 택시 파업을 뚫고 10만3219명을 기록했다. 역대기록인 1980년 슈퍼볼의 기록에 불과 766명 모자랐다. 럭셔리 스위트석 20만 달러, 프리미엄석이 9000달러에 달했고 경기장 밖 대형스크린으로 관람하는 가격만 200달러다. 그럼에도 인터넷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최소 3배 이상 가격으로 거래됐다. 경기장 인근의 모텔 숙박비는 평소보다 20배 이상 올라 1200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막대한 경제효과에도 슈퍼볼 개최 도시는 8억 달러의 손실을 본다고 한다. 근로자들이 업무시간에 슈퍼볼 얘기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미 전역의 매춘부들이 슈퍼볼이 열리는 경기장에 몰려들어 관광객들을 상대로 거리 매춘을 하는 폐해도 심각하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지난해 슈퍼볼에서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1만 명의 매춘부가 몰렸다.


● 아길레라 스캔들

슈퍼볼에서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열창한 팝스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가사를 틀리는 스캔들을 터뜨렸다. 아길레라는 네 번째 소절인 ‘저 성벽 너머로 찬란히 빛나도다’ 대신 앞 소절을 한 번 더 반복했다.

그나마 원래 가사마저 틀렸다. 2001년 슈퍼볼에서도 메이치 그레이가 가사를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

또 2004년 슈퍼볼 공연에서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자넷 잭슨의 재킷을 잡아당기다 가슴이 노출돼 ‘니플 게이트’로 번지기도 했다.

한편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은 블랙아이드피스가 맡았다. 블랙아이드피스는 지난해 투어공연으로 8억1600만 달러를 벌었으나 슈퍼볼 공연 관례에 따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 일단 슈퍼볼 보고나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고팀 시카고 베어스가 슈퍼볼에 진출하면 텍사스로 날아가 직접 관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패함에 따라 백악관에서 ‘슈퍼볼 파티’를 열었다.

피츠버그와 그린베이의 지역구 상·하원 의원들과 전현직 주지사, 내각 장관, 여배우 제니퍼 로페즈 등이 초대를 받았다.

‘슈퍼선데이 파티’로 일컬어지는 슈퍼볼 파티는 이 기간 약 750만 건이 열려 1년을 통틀어 최다다. 슈퍼볼 당일 소비되는 음식 양은 추수감사절에 이어 2번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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