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자전거 전국일주 경험이 있는 팀의 막내 김경민의 신발이 부실했던 모양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을 떠나기에 앞서 비닐봉지를 주워와 한 겹, 두 겹, 세 겹을 발에 감싸고 있다. 발이 시려 견딜 수가 없어 비닐봉지를 씌워 조금이라도 보온효과를 얻어 보겠다는 계산이다. 이른바 거지발싸개….
오후 들어 눈보라가 시작됐을 때 김경민의 거지발싸개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눈발이 거세게 날리며 신발 속으로 들어갔지만 그의 양말은 끝까지 젖지 않았던 것이다. 궁즉통(窮則通), 궁하면 통한다.
<삽화=허영만>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