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후 맞은 아침, 바깥에서 잔 허영만 대장의 침낭옆에 홍석민의 바지가 굴러다닌다.
자전거 식객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야영 중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는다.
게다가 날씨가 이렇게 추울 때 야영을 하면 손수건 한장이라도 더 몸에 두르고 싶어지는데 겉바지를 벗어놓는다는 것도 정상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그러나 침낭 옆 바지 사건은 바지의 주인인 홍석민도, 허화백도, 그 누구도 자초지종을 모르겠다니 불가사의다.
허화백은 “저 놈이 내게 무슨 짓을 한거냐? 몇달 후 내 배가 불러오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삽화=허영만>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