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이 14일 포항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시즌 개막까지 불과 보름여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 축구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스포츠동아DB

설기현이 14일 포항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시즌 개막까지 불과 보름여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 축구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스포츠동아DB


경쟁자들 대거 영입에 재계약 불발
황선홍 감독“필요한 선수였는데…”
설기현(32)이 포항 스틸러스를 떠난다.

포항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이 만료된 설기현이 새로운 팀을 찾아 가게 됐다”고 밝혔다. 설기현의 재계약 불발은 다소 의외다.

설기현은 작년1월 오랜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로 돌아와 포항과 1년 계약을 맺었다. 시즌 초반 예기치 않는 무릎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쉬었으나 후반기에 복귀해 16경기에서 7골 3도움의 좋은 활약을 보였다.

올 시즌 후 포항은 계약이 만료된 설기현과 재계약을 자신했다. 포항 지휘봉을 새로 잡은 황선홍 감독 역시 설기현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이룬 두 주역이 선후배가 아닌 스승과 제자로 만난 것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 개막을 보름 여 앞두고 전격적으로 재계약 불발 소식이 발표됐다. 포항 측이 내놓은 공식적인 이유는 설기현이 보다 안정적인 경기 출전을 원했다는 것이다.

포항은 11일 제주 전훈에서 복귀해 선수단에 이틀 간 휴가를 준 뒤 14일 재 소집했다. 설기현은 재 소집에 참가하지 않았고 대리인을 통해 “팀에 포지션이 겹치는 경쟁력 있는 많은 선수들이 들어왔고 스트라이커로 보다 안정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팀을 찾고 싶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아사모아-슈바-모따의 외국인 선수 3인방에 노병준, 이진호 등 공격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황 감독은 다소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선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황 감독은 “전훈 때는 어떤 문제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틀 전 대리인을 통해 선수 의사를 전달 받았다. 올 시즌 스트라이커와 측면 요원으로 번갈아 활용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본인도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거라 생각한다. 더 나은 팀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이적 마감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내 다른 팀이나 일본 등 폭넓게 이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 등록 마감시한은 2월28일까지다. 일본 J리그는 3월26일까지로 K리그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