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롤러코스터] 제춘모의 ‘황당’ 인터뷰 교육

입력 2011-03-0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늘 삼진 7개밖에 못잡아…”
SK 우완 제춘모(29·사진)는 잘 생긴 얼굴의 호감형이지만 입을 열면 재담도 보통이 아니다. 오죽하면 ‘SK의 비공식 홍보과장’이란 말까지 듣는다. 캠프 때 감히(?) 김성근 감독 앞에서 “감독님, 저만 믿으십시오”라고 호언해 너털웃음을 자아낼 정도다.

이런 제춘모가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본인이 아닌 후배들을 위한 홍보 매니저를 자임하고 나섰다. 제춘모가 낙점한 타깃은 SK의 영건 투톱으로 꼽히는 좌완 김태훈과 잠수함 박종훈이다. 둘은 고된 SK의 훈련을 마치면 제춘모의 방으로 불려가 ‘추가교육’을 받는다. 바로 인터뷰 시뮬레이션이다.

수훈선수가 된 상황을 가정하고,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가르치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거만함(?)이다.

김태훈은 고교 시절 퍼펙트를 달성했던 사실을 들춰서 “완봉했지만 오늘은 삼진을 7개밖에 못 잡았어요”라는 식으로 말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박종훈은 잠수함인 특성을 고려해 “오늘의 결정구는 70cm 솟아오르는 직구였다”는 과장화법을 지도했다.

물론 두 투수가 정말로 이렇게 말할 리는 만무하지만 잠깐이나마 정규시즌 꿈에 그리던 히어로 인터뷰를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박종훈은 비록 어깨 피로 때문에 중도 귀국했지만 제춘모 덕에 캠프의 고된 훈련을 웃으며 버틸 수 있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