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병규. 스포츠동아DB
박종훈 감독 충실한 임무수행에 흐뭇
LG 박종훈(52)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큰 이병규에게 2가지 미션을 내렸다”면서 “지금까지 잘 따라주고 있어 고맙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병규(37)는 이제 팀내에서 최선참이다. 어느덧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그래서 박 감독은 팀 분위기 형성에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이병규는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공식훈련을 다 마치고도 다시 그라운드에 나가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맏형이 그런 자세를 보이자 후배들도 하나 둘씩 따라나서기 시작했다. 박 감독이 이병규에게 부탁한 임무 중 하나가 바로 “솔선수범해 선수들이 스스로 훈련하는 분위기를 형성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병규는 그동안 천부적 재능만 믿고 훈련을 게을리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예전에도 나는 따로 훈련을 했다. 남들 눈에 안 띄었을 뿐이다. 훈련하지 않고 어떻게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있겠느냐”며 웃었다.
그런데 박 감독은 이병규에게 “그게 다가 아니다”며 한 가지를 더 부탁했다. 이번에는 오히려 “선배 입장에서 벗어나라”는 주문이었다. 언뜻 보면 모순처럼 들리지만 “이젠 경쟁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LG는 마운드가 약한 것이 가장 큰 단점이지만 공격력, 특히 외야는 8개 구단 중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캠프를 시작할 때만 해도 LG에는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택근 이대형 등 5명의 걸출한 외야수가 있었다. 이른바 ‘빅5’였다.
그러나 올해는 여기에 2명이 더 추가됐다. 지난해 빅5가 부진과 부상으로 주춤할 때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불쑥 튀어나온 작은 이병규(28)가 3할타율을 기록하며 외야의 전력으로 완벽히 가세했다. 또 상무에서 제대한 정의윤이 이번 캠프에서 연일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LG의 초호화 외야진 지형도를 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일단 박용택을 지명타자, 이택근을 1루수로 정리했다. 그러나 여전히 5명이 외야 3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구도다. 박 감독이 “이병규 역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병규가 쉬는 날 애들을 데리고 나가 고기도 사주고, 가볍게 술도 사주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는 것 같더라”며 “전력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하고자하는 의욕과 멘탈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이번 캠프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LG에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며 2가지 미션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이병규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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