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재윤. 스포츠동아DB
사정을 알고 보니 현재윤이 김병현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하마터면 김병현 때문에 밥줄이 끊길 뻔했기 때문.
“성대에 입학하니 그 유명한 김병현 선배가 있었다. 나도 나름 고교 때 지명도가 있었기에 배터리를 이뤘다. 그런데 병현 형은 나의 미트 질이나 투수 리드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느 날 감독께 다른 포수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말했고, 받아들여졌다.”
대학 최고 투수인 김병현과 호흡을 못 맞춘다는 것은 곧 1년 내내 벤치 신세를 의미했고, 실제 그렇게 됐다. 그런 현재윤에게 ‘광명’이 비친 것은 김병현이 성대 2학년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에 입단하고 나서였다. 그때부터 주전을 되찾은 현재윤은 삼성의 지명까지 받아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그래도 붙임성 좋기로 소문난 현재윤은 김병현을 “진짜 남자”라며 따른다. “병현 형은 축구만 해도 승부가 걸리면 눈빛이 달라진다. 그 깡다구라면 라쿠텐에서 재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