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최정아, 홈런 욕심 먼저 버려라”

입력 2011-03-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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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 스포츠동아DB

애제자에 한방 대신 중거리포 주문
“너를 모르면 죽도록 해도 발전없어”
역대 SK 캠프 중 가장 훈련 강도가 높았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늘 불만을 표시했다.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도 가능하나 ‘나는 달을 가리키는데 선수들은 손가락만 보고 있다’라는 분노도 배어있다.

김 감독은 “생각 없는 훈련은 노동”이라 경멸하는데 이 생각의 측면에서 “SK 선수들이 열심히는 하지만 모자라다”고 오키나와 캠프에서 지적했다. 요체는 “자기가 어떤 선수인지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를 모르니, 훈련을 할 때 어디를 발전시키고 보완해야할지 그 포인트를 모르고, 이러니 죽도록 해봤자 야구가 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김 감독이 내심 아끼는 3루수 최정(사진)도 그 칼날을 비켜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최정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하니까 ‘두루두루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 말은 그렇게 하지만 홈런 욕심이 너무 크다. 최정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안타의 연장선상에서의 홈런과, 홈런을 노리는 홈런과는 차이가 있다”라고 평한다.

실제 최정은 SK 코치진이 “올 시즌 한번 지켜보라”고 할 정도로 타격의 결점들을 없애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 홈런 욕심은 있다”고 고백한다. 마치 김광현이 삼진과 스피드 욕심을 못버리는 것처럼 본능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정에게 홈런타자보다는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자질을 바라보고 있다.

비단 최정뿐 아니라 선수단 전체에 “스피드”를 주문한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기존 전력으로 2011시즌을 맞는 SK에서 ‘너 자신을 알라’가 내부 업그레이드의 화두로 남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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