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PC방 금연. 막무가내 정책에 게임업계 휘청

입력 2011-03-16 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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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목소리 외면하고 책임만 떠넘기기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최고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게임업계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법 개정안에 발목이 잡혀 고사 위기에 몰렸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몇몇 소수의 문제 때문에 대다수의 건전한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으로 몰아가고 있는 셧다운제의 시행이다.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이용을 막아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취지로 여성부에서 제안한 것이다. 처음에는 문화부와의 합의를 통해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일단락 될 예정이었으나 적용 범위를 온라인 게임 뿐만 아닌 네트워크 게임 전체로 확대시키면서 4월 이후에 시행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게임업계가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 해결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셧다운제에 강한 반발을 보이는 것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 95%가 셧다운제가 실행되더라도 게임을 즐기겠다고 답할 만큼 셧다운제 시행으로 인한 게임중독 치료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부모님 주민등록번호 도용 등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또한, 여성부의 주장대로 셧다운제를 모든 네트워크 게임으로 확대시킨다면 이것을 실행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소니, MS, 애플, 구글 등 해외 업체들은 셧다운제를 시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전혀 만들어놓지 않았으며, 국내 시장만을 위해 이 시스템을 준비할 가능성도 없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은 오픈마켓 게임의 사전 심의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세계에서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소니와 MS도 애플과 구글의 행보에 동참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여성부는 문화부를 게임업계의 영업부장으로 몰아가면서 막무가내로 정책만을 주장할 뿐, 구체적인 시행 방법은 ‘업계가 알아서 하시오’라는 무책임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고 여성부가 거들고 있는 PC방 전면금연화 정책도 문제다. 흡연 고객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PC방 업계에서는 PC방 산업을 죽이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셧다운제와 달리 문화부에서도 전혀 거들지 않아 늦어도 내년에는 본격 시행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PC방 업계가 전세계적인 금연 흐름에 역행하면서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생각없는 보건복지부의 말 바꾸기 때문이다.

PC방 업계는 지난 2006년 PC방 전면금연화를 주장하는 보건복지부와의 합의를 통해 수천만원의 비용을 투입해 금연 차단막과 에어 커튼을 설치하며 금연화 흐름에 동참하려는 노력을 보여왔다.

또한, PC방 등록제 시행으로 인해 이 같은 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PC방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99% 이상 금연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자신들이 주도하에 진행한 금연 차단막과 에어 커튼으로는 간접 흡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법이 시행된지 불과 5년만에 수천만원들을 들여 설치한 시설물을 무용지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보상정책도 당연히 없다.

또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흡연실 설치도 허탈하기 그지 없다. 흡연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PC방 업계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완전 흡연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하며, 위치도 옥외여야 한다. 지하나 2층 등 건물 안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은 PC방 입장에서는 설치 자체가 어려우며, 설치하더라도 흡연자들에게 흡연을 위해 요금을 계산하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들어야 한다.

셧다운제는 부족하나마 문화부의 지원이라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PC방 업계는 그냥 자포자기 상태이다.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시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금연정책이 시행되면 대다수의 PC방 업주들이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PC방 전문매체 아이러브PC방의 이광한 편집장은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다면 전국 PC방이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게임사의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MORPG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수나 플레이 타임이 줄어들어 게임사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말했다.

김남규 게임동아 기자 (rai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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