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카우팅 리포트] 203cm…그의 최대 무기는 키!

입력 2011-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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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월드시리즈 출전…두산 니퍼트
장신서 내리꽂는 150km 타자 압도
직구와 30km 차…커브 각도 예리
주자 있을때 느린 투구폼 극복과제
두산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올시즌 가장 주목받는 투수다. 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월드시리즈에서 뛰었던 경력 만큼 203cm의 큰 키도 화제다.

니퍼트가 적어도 15승 투수가 돼줘야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강력한 타선도 마지막에는 투수를 이기지 못한다. 강한 투수가 있어야 우승한다”고 했다. 니퍼트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진다. 2m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꽃아 타자가 히팅포인트를 찾기 쉽지 않다.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그는 8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았다. 타자 눈높이의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니퍼트는 투구 밸런스가 좋다. 공을 쉽게 던지고 릴리스 포인트를 어깨보다 앞으로 끌고 나오기 때문에 살아움직이는 공을 던진다.

두산 윤석환 투수코치는“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좋은 투구폼과 훌륭한 릴리스 포인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3cm의 큰 키에서 최대한 끌고나오는 투구폼은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의 무기는 커브다. 직구와 30km 정도 스피드 차가 나면서 꺾이는 각도가 좋다. 니퍼트는 메이저리그에서 클리블랜드의 추신수와 두 번 만났다. 한번은 중전안타를 맞았고 한번은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았다. 추신수는 “니퍼트가 한국으로 갔다. 그는 직구도 빠르고 커브도 훌륭한 투수”라고 했다. 니퍼트가 즐겨던지는 공은 직구와 커브, 서클체인지업인데 시범경기에서는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다.

18일 한화전에서 니퍼트는 5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도루를 4개나 허용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3회에 등에 약한 근육통이 생겼다. 1회 145km를 기록하던 스피드가 10km나 속도가 줄었다. 두번째는 “공이 좀 미끄럽다”는 것이다. 대구 삼성전에서 던졌던 공과 두산이 올시즌 홈구장에서 사용하는 공은 제조사가 다르다. 두산은 올해 쓰기로 한 모든 공의 왁스작업을 다시 하기로 했다.

주자가 있을 때 느린 투구폼은 니퍼트의 약점이다. 하지만 오릭스의 박찬호가 일본에서 보크를 지적당한 것처럼 니퍼트에게는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빠른 주자를 타석에서 잡으면 된다”고 니퍼트를 격려했다. 니퍼트는 선발경험이 많은 투수가 아니다. 불펜으로 많이 뛰었기 때문에 그가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줄지도 다소 의문이다.

하지만 니퍼트는 걱정할 것보다는 기대되는 점이 훨씬 많은 투수다. 한국에서 좀 더 기량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두산은 2001년 이후 10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니퍼트는 두산의 우승을 책임질 마지막 퍼즐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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