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39세 미스터 성실맨 넥센 송지만, 300-1000-1000 전설이 뜬다

입력 2011-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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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산 300홈런…975타점·968득점
양준혁·장종훈 이은 제3 레전드 탄생 눈앞

20대 같은 체력…2000경기 출장 기대
“기록 연연 안해…후배와 경쟁하는 신인”
넥센 송지만은 프로야구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선수이며 항상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선수다. 송지만은 화려하지 않다. 그는 오직 자신만을 경쟁상대로 삼아 지난 15년을 싸웠다. 그렇지만 그가 묵묵히 쌓아올린 기록은 엄청난 것들이다. 지난해 통산 300홈런을 달성한 송지만은 올해 1000타점과 1000득점에 도전한다. 300홈런과 1000타점, 1000득점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레전드로 불리는 양준혁과 장종훈 단 두 명밖에 없다. 여전히 20대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그라면 2000경기와 2000안타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송지만은 “기록을 위해 뛰지는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해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뛴다”고 했다. 송지만은 충분히 레전드로 평가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다. 그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자신이 마치 신인이 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부상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연습경기 도중 송지만은 오른쪽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급히 호주에서 수술을 받고 열흘만에 귀국했다. 데뷔후 5년동안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 첫 번째 시련이 닥친 것이다. 2000년 송지만은 정말 대단했다. 120경기에 나가 타율 0.338, 32홈런,90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때 제가 다치지 않았으면 훨씬 더 야구를 잘했을 거라고 하시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부상을 당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를 가졌다. 그때 송지만은 부인 김선아 씨에게 말했다. “시련이라 생각하지 말자. 이 부상이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야.” 송지만은 다음 시즌 22개의 홈런을 때리며 빠르게 부활했다. “완전치는 않았죠. 발목이 아파 경기가 끝나면 아파서 눈물도 흘리곤 했어요.”2003년 송지만은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다. 후반기 개막전에서 롯데 투수 박지철의 공에 맞아 왼손목이 골절된 것. 결국 홈런 9개로 시즌을 마감했고 그가 유일하게 두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한 시즌으로 남았다. “부상이 없었으면 좀 더 화려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오랫 동안 선수 생활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두 차례의 큰 부상이 자신을 키웠다는 게 송지만의 생각이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한다

송지만은 성실함의 대명사다. 그는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선수이고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다. 특히 시즌 중에 그는 더욱 더 철저하다. “시즌에 들어가면 성적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합니다. 그때 자신을 컨트롤하는 게 어렵죠.”대부분의 선수들이 비시즌에는 목표한대로 열심히 훈련한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다르다. 기분좋을 때는 훈련을 즐겨 하다가도 경기를 잘 못한 날은 해야할 훈련을 빼먹거나 대충하는 선수가 많다. “잘했든 못했든 지나간 일은 빨리 잊어야 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해야죠.”송지만은 과정없이는 절대 좋은 결과가 없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쌓아올라가는 게 정상으로 가는 최선의 방법이다”라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말을 좋아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그날 자신과 한 약속은 철저히 지킨다는 게 송지만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300홈런 - 1000타점 - 1000득점


지난해 9월24일 두산전에서 송지만은 개인통산 30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양준혁,장종훈,심정수,이승엽,박경완에 이어 300홈런을 때린 6번째 선수가 됐다. 데뷔후 15년동안 송지만은 975타점과 968득점을 기록했다. 올해 1000타점과 1000득점 달성이 유력하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00홈런과 1000타점, 1000득점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양준혁과 장종훈 두명밖에 없다. 1784경기와 1769안타를 기록하고 있어 2∼3년뒤 2000안타, 2000경기출장도 해낼지 모른다. 양준혁 만이 2000경기, 2000안타, 300홈런, 1000타점, 1000득점기록을 달성했다. 송지만은 “기록 때문에 뛰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쌓아가는 기록 하나 하나는 팬들에게 설레임을 주기 충분한 대기록들이다. 아직도 그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고 여전히 팀내에서 경쟁력이 있는 타자다. 그의 말대로 항상 내일을 준비하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송지만. 사진 제공ㅣ넥센



○신인같은 긴장감이 좋다

“한 타석 한 타석이 긴장됩니다. 마치 신인때 같아요.”지난해까지 못느꼈던 긴장감이 송지만을 감싼다. 외야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지난해 대활약을 펼친 유한준, 장기영이 올해도 주전이고 용병 알드리지도 외야수다. 신인 고종욱은 빠른 발로 주목받고 있고 베테랑 정수성도 열심히 했다. “예전에는 당연히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좀 다르네요.” 그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젊은 후배들과 경쟁하면서 느끼는 긴장감에서 자극을 얻습니다.”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고 올해 송지만은 자신의 실력을 또 한번 보여줄 생각이다.


○정신적 멘토 송지만

송지만은 이숭용과 함께 넥센의 정신적 지주다. 그는 후배들에게 과정과 성실함의 중요성을 자주 이야기 한다. “1에서 10까지 가야할 길이 있는데 후배들은 항상 빨리 가는 길을 묻죠. 빨리 가는 길은 없습니다.” 반복연습의 중요성과 인내를 강조한다. “기본기에 충실하고 매일 주어진 훈련을 묵묵히 소화해 나가는 게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이에요.”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끝없이 인내하며 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얼마전 절친한 후배투수 김수경을 만난 이야기를 해준다. “요즘 수경이가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예전같은 공이 안나옵니다.” 송지만이 해준 이야기는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수경아, 지금이 다시 네가 부활하는 과정이야! 그건 참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야.” 김수경이 올해 부활할 수 있을지, 내년에 부활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후배를 격려하며 인내를 갖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넥센은 성장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송지만은 그래서 더욱 넥센에 필요한 선수다.


○5년만 뛰자고 했는데….

프로에 입단했을 때 마음속으로 ‘한번 해보자. 딱 5년만 버텨보자’고 했다. 벌써 16번째 시즌이다.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그의 성실함 덕분에 가능했다. 1999년 한화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를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꼽는다. 당시 우승을 이끌었던 한화의 레전드들은 지금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들이다. 그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에서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게 프로선수의 자세라고 믿고 있다.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선수가 송지만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송지만은? ▲생년월일=1973년3월2일▲학교=서흥초∼동산중∼동산고∼인하대▲키
·몸무게=
178cm·85kg(우투우타) ▲프로 경력=1996년 한화 2차 3번(전체 20번)
2010년 성적=
127경기, 타율 0.291, 109안타, 17홈런, 63타점, 5도루 ▲2011시즌 연봉
=
2억5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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