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김동주, 10년만에 ‘두산 천하’ 야심…‘두목곰’이 간다

입력 2011-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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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 스포츠동아DB

두산 김동주. 스포츠동아DB

■ “몸상태 데뷔후 최고…100타점·KS우승 꼭 해낸다”

작년 PO 5차전
삼성에 무릎꿇고
얼마나 원통하던지…
데뷔 첫 마무리캠프 GO

통산타율 3할 넘긴
13시즌 뛴 최고 3루수?
돌아보면 후회 많이 남아

올핸 잘하는 선수 보다
열심히 뛰는 선수가 목표
싫어하던 러닝도 자청
5kg 감량 순발력 업!

14년 동고동락한
김경문 감독님께
우승반지 안기고싶어
두산 김동주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3루수 가운데 한 명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이 초창기 최고 3루수였다면 2000년대 최고 3루수는 단연 김동주다.

김동주는 3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253개의 홈런을 때렸고, 통산 98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루수 최초로 1000타점 돌파가 확실시 된다. 데뷔후 13시즌 동안 무려 8차례나 3할을 때린 김동주의 통산타율 0.312는 역대 우타자 가운데 최고다.

김동주의 올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과 100타점이다. “2001년 이후 10년만에 두산이 우승할 수 있는 해라고 생각합니다. 우승만 생각하고 뛰겠습니다.” ‘두목곰’김동주는 그 어느 해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올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이제부터는 야구를 열심히 하는 김동주가 되겠다”고 했다. 김동주는 통산타율 3할과 300홈런, 2000안타, 100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특급 3루수다. 그는 훗날 2011년을 가장 기억에 남는 해로 만들 작정이다.


○야구를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나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서 야구를 해왔는가?’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은 삼성에 5-6으로 졌다. 삼성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임태훈이 마운드에서 주저앉을 때 김동주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그동안 정말 열심히 야구를 했는가?’후회가 됐다.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내가 좀 더 열심히 준비했더라면….’김동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데뷔후 김동주가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건 처음이었다. 스프링 캠프에서도 그는 후배들을 독려하며 최선을 다했다.

올해는 특히 러닝훈련을 많이 했다. 뛰는 것을 즐겨하지 않던 그가 맨앞에서 뛰었다. 뛰지 않으면 순발력이 떨어지고 순발력이 떨어지면 배트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훈련으로 5kg 이상 감량해 몸매도 제법 날씬해졌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을 해 캠프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 중심에는 두목곰 김동주가 있었다. “2007년부터 4년 동안 가슴아픈 패배의 연속이었잖아요. 올해는 다시 눈물 흘리고 싶지 않습니다.”

김동주는 지나온 13년을 돌아보니 후회가 많았다고 했다. “왜 좀 더 젊었을 때 열심히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되더라구요.” 김동주는 달라졌다. 카리스마 넘쳤던 그가 조금씩 온화하고 다정한 선배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야구를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100타점, 골든글러브

올해 두산은 2001년 이후 10년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전문가들은 두산을 우승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내외야의 탄탄한 선수층과 최고의 공격라인, 그리고 선발과 불펜의 능력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감독님이 올해 마지막 해잖아요. 98년부터 14년째 감독님과 같이 뛰고 있는데 올해 꼭 우승을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개인목표는 부상없는 시즌과 100타점이다. “지금 몸상태가 데뷔후 최고입니다. 부상없는 시즌을 치르면서 꼭 100타점 이상을 하고 싶습니다.”

3루수 출전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는 잦은 부상 때문에 110경기 가운데 3루수로 32경기밖에 나가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동주가 3루를 보면서 4번을 칠 때 두산은 가장 강하다”고 했고 김동주도 “3루 수비를 나가야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동의했다. 올해는 3루수 김동주를 많이 볼 것 같다. 2008년 이후 3년만에 3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것도 그의 목표다.


○친구의 은퇴와 성공

김재현(은퇴,전 SK)과 조인성(LG)은 고교 시절부터 김동주의 친구들이다. 김재현은 지난해 은퇴를 했고 조인성은 지난해 데뷔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재현이는 더 뛸 수 있는데 그만둬서 안타까웠죠.”올해 김동주는 36세다.

“40세까지 뛰어도 앞으로 5년인데 이제 얼마 안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는 자신의 능력이 팀에 큰 보탬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 때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겠다고 했다. 대신 다짐한 게 있다.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서 야구를 하자는 것이었다.

“작년에 인성이가 가져간 제 방망이가 몇자루인줄 아세요? 두산이랑 할 때는 안갖고 나오는데 다른 팀이랑 할 때는 제방망이로 잘 치던데요.”김동주는 친구 조인성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잖아요. 노력없이 그렇게 잘할 수는 없는 거죠.”

올시즌이 끝나면 김동주는 다시 FA자격을 얻는다. 김동주가 올해를 생애 최고의 해로 만들어가지 않을까 기대된다.


From 임태훈
룸메이트 동주형과 실전경험담 레슨중
두산 우승 의기투합! 형, 뒷문 걱정마세요.


○임태훈은 두산의 미래

김동주가 홈런을 치고 들어올 때 김동주의 헬멧에 꿀밤을 주는 선수가 있다. 올해 마무리 투수의 역할을 맡은 임태훈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김동주의 룸메이트는 임태훈이었다. 김동주가 원했다. “태훈이가 잘해야 두산이 삽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태훈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둘은 캠프기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동주는 자신의 경험담을 후배에게 들려줬고 후배는 실전에서 풀어나가야 할 답을 김동주에게서 얻었다. 김동주와 임태훈은 12살차의 띠동갑이다. 두산이 우승하려면 둘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300홈런과 2000안타

김동주는 통산 300홈런과 2000안타를 꼭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1998년 해태와의 프로데뷔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멋지게 프로에 뛰어들었다. 2000년 5월4일에는 잠실구장 최초의 장외홈런을 떠뜨렸다. 잠실구장 장외홈런은 아직 김동주밖에 때린 선수가 없다. 13년동안 253개의 홈런을 때린 그가 늦어도 2013년에는 통산 300홈런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92개가 남은 2000안타는 부상없이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김동주는 훗날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3루수로 평가받을 선수다. 통산타율 3할에 300홈런,2000안타, 1000타점은 정말 위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때부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까지 김동주는 한국야구의 간판타자였다.

김동주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올시즌을 준비했고 지금 그의 몸상태는 데뷔후 최고수준이다. 올해만큼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른 팀에게 내주지 않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보다는 매순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그의 마음이 듬직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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