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베이스볼] “157㎞ 리즈 공에 쾅! 김재환 엉덩이 불났어요”

입력 2011-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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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의 “나믿가믿”…유머 하나는 우승감
3회 강판 굴욕 매그레인 여유있는 자세 최고예요”
드디어 2011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개막했습니다. 4월 2∼3일 잠실·문학·사직·광주구장에서 열린 개막 2연전에선 겨우내 개막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명승부들이 속출했습니다. 아울러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들도 쏟아졌습니다.


○‘나믿가믿’의 유효기간은?

삼성 류중일 감독이 “나는 믿는다, 가코를 믿는다”고 한 말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로 재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류 감독, 재치와 위트가 넘쳐요. 팀 성적은 최하위지만, 유머로는 한국시리즈 우승감인 한화 한대화 감독이 긴장해야 할 정도에요. 광주 개막전에서는 ‘나믿가믿’의 변형된 새로운 유행어까지 만들었어요. 초보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나믿류믿, 나를 믿어라, 류중일을 믿어라”고 말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어요. 덕분인지 삼성은 신바람 역전승을 거뒀죠. 류 감독이 유행어도 만들고, 모처럼 이수빈 구단주가 찾아온 경기에서 승리까지 하고 기분 좋은 출발이에요. 다만 언제까지 ‘나믿가믿’이 유효할까요? 가코, 메이저리그 출신 강타자로 기대하며 영입했지만 좀처럼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아요. 고작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단 1개의 안타도 뽑지 못했어요. 성격 좋고, 성실하고, 한국에 적응도 잘 하고 있대요. 개막전에서는 구단주에게 90도로 인사까지 했어요. 그러나 계속 소극적인 자세로 타석에 선다면 사람 좋은 류 감독도 ‘나믿가믿’을 지킬 순 없겠죠.


○리즈를 상대하는 두산 타자들의 자세

2일 잠실 개막전의 LG 선발투수는 용병 리즈였어요. 구속 160km라고 하니 두산 타자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4번타자’ 타이틀 되찾은 김동주는 역시 ‘두목곰’다웠어요. 2회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걸어 나가는 선구안 발휘해요. 타자는 대개 출루하면 1루 코치와 작전수행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김동주는 연신 두산 덕아웃을 보며 손짓, 발짓을 했어요. 때마침 방송 카메라는 친절하게도 김동주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주는 센스를 발휘했고요. “안 빨라. 안 빨라!” 동료 선수들에게 리즈에 대해 겁먹지 말라고 수신호를 보내는 거였죠. 물론 ‘구속에 비해서는’이었죠. 두산 김재환은 4회 리즈의 무려 157km짜리 직구를 엉덩이에 맞았는데요. 그 순간, 티는 못 냈지만 그렇게 아픈 볼은 처음이었대요. 맞은 부위도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고요. 이뿐만 아니에요. 번트사인 3번 나왔는데 공이 워낙 빨라 모두 실패했어요. 그래도 어쨌든 이겼으니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얘기지만요.


○SK, 개막 2연승의 비화

팀이 이겼어도 다 웃을 순 없는 법이죠. SK 새 용병 매그레인은 3일 문학 넥센전에 선발등판했지만 5안타를 맞고 3회 도중에 교체 당했죠. 물론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제2선발인데 이렇게 빨리 바꿔버리는 SK 야구에 익숙하지 않았을 매그레인으로선 굴욕에 가까운 상황이었을 텐데요. 게다가 출루시킨 주자를 구원투수 고효준이 몽땅 홈으로 불러들였으니 속이 더 뒤집어졌겠죠. 그런데 이닝을 마치고 들어오는 고효준에게 제일 먼저 다가가 격려해준 이가 매그레인이래요. SK 안에서 “저런 용병도 다 있구나. 정말 다시 봤다”는 감탄이 나왔어요.


○LG 홈 개막전 찾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제9구단 엔씨소프트가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어요. 신임 이상구 단장은 각 구단 단장을 만나 ‘도와달라’고 호소도 하고, 이재성 상무는 사직구장 개막전을 찾아 구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해요. 이뿐 아니에요. 신생구단 구단주를 맡을 김택진 대표이사 등 엔씨소프트 최고위층이 5일 잠실로 나들이를 한대요. 홈 개막전을 펼치는 LG 구본준 구단주가 초청했어요. 얼마 전 김 대표는 구 구단주를 만나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 자문을 구했다는 후문이에요.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한편에선 그래요. “좋은 모습”이라고요. 최종 결론이 난 이상, 9구단도 이제 한국프로야구의 한 동력이 됐으니까 함께 ‘윈-윈’ 할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이에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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