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많던 11세 소녀의 허리에 어느 날 갑갑한 복대가 채워졌다. ‘언제나 벗을 수 있을까’라며 한숨으로 보낸 나날들. 복대는 7년 6개월 동안 하루 18시간씩 몸통을 옥죄고 있어야 했다. 척추가 S자로 휘는 척추측만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골프를 칠 때만 풀 수 있었다. 고교 졸업반 때인 2003년 6시간에 걸친 허리 교정 수술로 지긋지긋한 보호대를 떨쳐낼 수 있었다. 대신 척추에는 5개의 철심이 박혀 있었다.
8세 때 인연을 맺은 뒤 그렇게 좋아했던 골프를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몰랐던 그 소녀가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나비스코 챔피언십 4라운드. 세계 랭킹 28위 스테이시 루이스(26·사진)는 3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를 기록해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세계 1위 청야니(대만)를 3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스테이시 루이스의 휘어 있는 척추(왼쪽)와 철심 5개를 박아 굽은 척추를 편 X선 사진. 스테이시 루이스 홈페이지
허리에 갑옷 같은 보호대를 두르고도 골프를 향한 집념을 꺾지 않았던 그는 아칸소대 입학 후 유망주로 이름을 날리며 12승을 거뒀다. 2007년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LPGA투어 아칸소챔피언십에 출전해 대회가 폭우로 중단되면서 18홀 성적만으로 우승컵을 안았지만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2008년 프로로 전향해 그해 12월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미셸 위 등을 제치고 수석 합격해 주목받았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 개막 전날 그는 골프 애호가로 자신을 끔찍이 아끼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다. 그래도 대회 출전을 강행한 그는 “할아버지는 내가 끝까지 대회를 치르기를 바랄 것이라고 확신했다. 평소 손녀의 경기 장면을 녹화해 자주 보시던 할아버지가 우승 모습을 못 보고 떠나신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어머니와 함께 르완다를 방문해 골프 자선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등 어려움에 빠진 이웃에게 희망의 메신저를 자처하고 있다.
이날 루이스는 함께 축하 뒤풀이에 나섰던 어머니가 호수에 뛰어들다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쳐 구급차에 실려가 우승 값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미셸 위는 6위(3언더파)로 마쳤으며 김인경(하나금융)과 박세리가 공동 10위(1언더파)에 오른 게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었다.
▼ 노장 필 미켈슨, 병마 이기고 1년 만에 PGA 정상 컴백 ▼

자칫 골프를 관둬야 할지도 모를 위기를 채식 위주의 다이어트와 집중 치료로 극복한 미켈슨은 미국 텍사스 주 험블의 레드스톤GC(파72)에서 끝난 셸 휴스턴 오픈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20언더파로 정상에 복귀했다. 현역 선수 최다인 8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운 미켈슨은 통산 39승째를 거뒀다. 특히 대회 장소는 아내와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았던 휴스턴 근처여서 미켈슨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주치의 톰 버콜츠 씨를 비롯한 담당 의료진은 주말 내내 골프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이번 우승으로 미켈슨은 세계 랭킹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외도와 이혼 등으로 미켈슨과 대조를 이뤘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5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미켈슨이 세계 랭킹에서 우즈를 추월한 것은 1997년 4월 이후 14년 만이다.
7일부터는 명인 열전이라는 마스터스가 개막한다. 미켈슨은 2006년 마스터스 직전 대회인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그린재킷을 입었기에 5년 만에 영광 재현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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