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리앗 vs 골리앗.
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 서장훈(왼쪽 첫
번째), 허버트 힐(오른쪽 첫 번째)과 KCC 하승진, 도슨이 골밑에서 뒤엉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KCC, 전자랜드 9점차 꺾고 1승1패
추승균, 문태종 마크 승리 일등공신
“다 잡았던 고기를 또 한 번 놓칠 순 없잖아. 오늘은 잡고가야지.”추승균, 문태종 마크 승리 일등공신
‘질 이유가 없는 상대’라고 여겼던 터, 그러나 2차 연장까지 갔던 1차전은 어이없는 역전패였다. 감독은 분통이 터졌지만, 자신보다 더 가슴 아파할 선수들을 위해 6일 훈련 때 “재롱 떨며 다독여줬다”고 했다. 당장 기술 훈련보다 급한 게 마음의 치료였고, 이는 결국 2차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전주 KCC가 7일 적지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91-82로 승리했다. 1승1패 동률을 마크, 챔프전 진출 주인공은 이제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KCC 입장에선 정규시즌부터 이어졌던 전자랜드전 4연패를 끊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소득. ‘절대 전력’으로 불리는 하승진(13점·10리바운드)에게 상대 수비가 신경을 쓰는 사이, 에릭 도슨(24점·11리바운드)과 추승균(15점)이 힘을 냈다.
특히 42-33으로 맞은 3쿼터 초반 연속골을 꽂아 넣는 등 중요 고비마다 큰 역할을 한 베테랑 추승균은 ‘언제든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상대 문태종(22점)을 전담마크하다시피 붙어 다니며 동료들의 투혼까지 자극했다. 경기 전 “승부욕이 워낙 강한 승균이가 1차전 패배 뒤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허 감독의 말처럼, ‘더 이상 패배는 없다’는 의지가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묻어났다.
1쿼터에서 16-20으로 4점 뒤졌던 KCC가 이후 19점차까지 앞서는 등 여유있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던 것은 타이트한 수비 힘이 컸고, 그 중심에도 역시 추승균이 있었다. 허 감독은 “마지막 3분에 또 한번 고비가 올 수 있었는데 (추)승균이의 리바운드가 컸다”면서 “3,4차전은 기술보다 체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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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을 앞두고 “오늘이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아쉽지만 부족한 점을 채워 전주에서 다시 붙어보겠다”고 했다. 승부가 기울자 게임 막판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등 일찌감치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3차전은 9일 오후 3시, 장소를 옮겨 전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인천|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