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송은범 “천하의 류현진이 봐달라고 하니, 나 참”

입력 2011-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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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류현진이 저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좀 봐 달랍니다.”

SK 송은범(27)이 기분 좋게 웃었다. 13일 문학구장. 동산고 후배 류현진(24·한화)과 한화 덕아웃 뒤에서 마주친 후였다. 개막 후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려 마음고생을 했던 류현진은 이미 송은범이 14일 자신과 맞붙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모양. 그러니 더더욱 직속 선배에게 애교를 떨고 싶었던 듯하다. “형은 이미 1승 했잖아. 난 2패 밖에 없어. 내일 나 한 번만 봐줘”라며 달라붙기 시작했다.

송은범 역시 후배의 장난이 싫지 않은 듯 함박웃음을 지으면서도 “넌 류현진이잖아. 누가 누굴 봐준단 말이냐”라며 한 발 물러났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 류현진이 아니다. “그럼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내놔”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냈고, 마침 아들을 보러 왔던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도 “이번만 봐 줘라”며 거들었다. 부자의 협공을 받은 송은범은 난색을 표하며 그저 웃을 수밖에.

류현진은 송은범이 떠나자 “요즘 SK에서 은범이 형 공이 제일 좋은데 큰일”이라고 짐짓 볼멘소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처럼 절친한 형에게 ‘속풀이’를 한 덕분인지 표정만은 무척 밝았다.

문학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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