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홀서 16타 ‘케빈 나 대굴욕’

입력 2011-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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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에게 최악의 스코어는 더블파(일명 양파)다. 기준 타수의 곱하기 두 배까지만 스코어로 인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끝이 없다. 티샷을 시작해서 홀 아웃이 끝날 때까지 모든 타수를 기록한다.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골프장 오크스 코스에서 열린 발레로 텍사스오픈 1라운드 9번홀(파4)에서 무려 16타를 기록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다행히 PGA 투어 최악의 스코어라는 불명예는 피해갔다.

PGA 투어에서 한 홀 최다 타수 기록을 따로 집계하진 않지만 1998년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의 존 댈리가 6번 홀(파5)에서 18타를 쳤고, 1938년 US오픈에서 레이 아인슬리가 16번 홀(파4)에서 23타를 친 기록이 있다. 국내 프로골프투어에서는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 2라운드 5번홀(파4)에서 김창민이 OB만 6차례 낸 뒤 17타 만에 홀 아웃한 적이 있다.

케빈 나는 첫 드라이버 샷이 오른쪽으로 휘어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티 그라운드로 돌아가 세 번째 샷(3타째)을 날렸지만, 공은 첫 번째 샷과 비슷한 곳으로 향했다. 숲 속에서 친 네 번째 샷이 나무를 맞고 자신의 몸에 맞아 1벌타까지 받았고, 공은 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다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13타 만에 겨우 그린 반대편 러프 쪽으로 보냈고, 14번째 샷을 그린 근처 프린지에 보냈다. 15타 만에 그린에 올라와 1퍼트로 마무리했다. 케빈 나는 페어웨이로 이동하면서 캐디에게 “손에 감각이 없을 지경이다. 몇 타를 쳤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고, 캐디는 “나중에 투어 관계자에게 확인해야겠다”고 답했다.

PGA 투어조차 처음에 9번홀 기록을 15타로 발표했다가 뒤늦게 1타를 추가한 16타로 바로잡았을 정도. 이 홀에서만 12타를 잃은 케빈 나는 보기 1개와 버디 5개를 곁들여 8오버파 80타로 1라운드를 끝냈다. 출전 선수 144명 가운데 공동 140위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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