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신화, ‘산불’

입력 2011-04-24 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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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이라 칭송받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차범석 원작의 ‘산불’이다.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여러 극단, 단체, 학교를 통해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차범석이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하던 때는 주제와 소재 선정에 있어 정치적, 성적 제약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보니 ‘산불’ 역시 남북 냉전 이데올로기라는 무거운 주제에 묶여 민족적 비극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와 애욕, 갈등의 양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묘사야말로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참다운 이유가 될 것이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작품의 배경이 되는 두메산골에까지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남자란 남자는 모두 죽거나 떠나고 여자들만 남은 과부마을. 그 마을에 한 남자가 내려오면서 일어나는 과부 여인들의 심리와 욕망은 주변 사건과 맞물리면서 극적 완성도를 극대화시킨다.

탄탄한 이야기 얼개와 대사, 빈틈없는 캐릭터와 구성으로 ‘산불’은 ‘해방 이후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이란 찬사를 들었고, 아직도 많은 극작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2011년 연극 ‘산불’은 고 차범석의 5주기를 기념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그 의미를 더 하기 위해 한국 리얼리즘 연출의 일인자인 임영웅이 연출을 맡는다.,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서은경, 권복순, 백수련, 이인철 등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대극장 연극의 진수를 선사할 듯.
6월 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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