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기쁨도 잠시. 7일 권명철 투수코치는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느라 정신없이 덕아웃 앞을 왔다갔다 하는 임찬규에게 “승리투수 됐으면 다냐?”며 “정신 똑바로 차려라. 제대로 안 하면 아버지한테 전화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8일에도 혼이 났다.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 옆 쓰레기통에 대고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있었는데, 최계훈 투수코치가 이를 본 것. 최 코치는 “이놈아, 햇볕에 말려서 털어야지, 진흙이 제대로 털어지냐”고 말한 뒤 “어제는 뭐했냐? 분명 경기도 쉬게 했잖아. 1승 하려고 프로에 들어왔냐?”며 나무랐다.
마운드에서는 고졸신인답지 않게 당차게 던지는 임찬규지만 하늘같은 투수코치들의 준엄한 꾸짖음 앞에서는 거의 부동자세. 최 코치는 임찬규가 없는 곳에서 “장차 선발투수로 키울 재목이다. 그동안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상대 4번타자 타석 때 마운드에 올렸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예쁜 자식일수록 매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최 코치다.
대구 | 이재국 기자(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