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첫 고졸루키 마무리 만든건 ‘콜라캔 새도피칭’

입력 2011-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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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스포츠동아DB

이대호든 김동주든
몸쪽 직구 꽂는
강심장 고졸신인

9년전 한국시리즈때
“이상훈”을 외쳤던 소년이
이젠 LG의 희망이 됐다

LG 14년만에 신인왕 배출
임찬규가 있기에 OK
임찬규는 어릴 때부터 LG 유니폼을 입는 게 꿈이었다. LG 어린이 회원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LG경기를 보러 다녔고 이병규와 이상훈을 특히 좋아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가 삼성에 졌을 때는 TV중계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임찬규는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6일까지 5승1패 4세이브 방어율 1.93을 기록하며 팀의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LG는 신인왕을 배출할 때마다 한국시리즈에 나갔다. 1990년 김동수(넥센 코치)와 1994년 유지현(LG 코치)은 우승을 차지했고 1997년 신인왕 이병규 때는 준우승을 했다. 임찬규가 올해 LG의 통산 4번째 신인왕을 꿈꾼다. 그는 마운드에서 씩씩하고 두려움이 없다. ‘최강 멘탈’임찬규가 LG 야구에 다시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임찬규는? ▲생년월일=1992년 11월20일 ▲출신교=가동초∼청원중∼휘문고 ▲키·몸무게=185cm·80kg(우투우타) ▲프로 데뷔=2011년 신인드래프트 LG 1번-전체 2번 지명 ▲계약금=3억원 ▲연봉=2400만원


▶ 박종훈 감독이 말하는 임찬규
“메카닉·멘탈 등 장점 정말 많아 감독 설레게 만든 차세대 에이스”



○장점이 너무 많은 투수


투구 메카닉, 멘탈 능력, 좋은 직구, 수비력 등 장점이 많은 투수다. 한마디로 감독을 설레게 하는 투수다. 항상 밝고 신인답게 패기넘치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마무리 부담도 잘 이겨내고 있다. 아직 “LG의 마무리는 찬규 너다”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아직 어리니까 최대한 부담을 덜 주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찬규는 자연스럽게 팀의 마무리가 됐고 너무 잘해내고 있다.

○LG의 에이스가 될 선수

마무리 대안이 마련되면 찬규는 선발투수로 기용할 생각이다. LG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올시즌 경험이 찬규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역대 신인왕들이 말하는 임찬규



“요 몇년새 최고 신인이 아닌가?”

“배짱 두둑…몸쪽 직구가 일품!”


○김동수(넥센 코치, 1990년 신인왕)= 휘문고 3학년때 임찬규를 처음 보고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몇년 사이에 최고 신인 아닌가? 신인이 잘하면 팀 분위기가 좋아진다. LG가 신바람 야구를 하는 것 같다.


○유지현(LG 코치 1994년 신인왕)=
고졸루키가 마무리를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항상 씩씩하고 용감한 점이 좋다. 몸쪽 직구를 찬규처럼 잘던지는 투수는 별로 본 적이 없다.


○이병규(1997년 신인왕)= 좋은 직구를 가졌다는 게 최고 강점이다. 초반에는 제구력이 흔들렸는데 5월부터는 변화구 제구력이 좋아졌다. 배짱 있게 던지는 모습이 정말 맘에 든다.


▶ 임찬규가 말하는 임찬규


“선배들도 놀라는 몸쪽 승부…미트만 보고 전력투구 결과”


○콜라캔을 보며 밤새 던졌다

임찬규는 휘문고 2학년 때까지 평범한 투수였다. 1학년 때는 키가 172cm로 작아 피칭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2학년 여름까지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컨트롤을 잡기 위해 임찬규는 매일 밤마다 수백개씩 새도피칭을 했다. “콜라캔을 세워놓고 했어요. 콜라캔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1년동안 계속 했죠. 밤새워 연습하고 오전 수업 들어간 적도 있어요.” 새도피칭과 함께 투구연습도 많이 했다. 하루에 400개를 던진 적도 있고 매일 100개씩 1주일 연속으로 던지면서 컨트롤을 잡았다. 컨트롤이 좋아지면서 볼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2학년때 최고시속 135km였던 스피드가 3학년초 전지훈련때 139km까지 올라갔고 대통령배에서는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휘문고를 14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에 와서는 최고시속 149km를 던졌다. 1년에 걸친‘콜라캔 새도피칭’을 통해 임찬규는 스피드와 컨트롤, 집중력을 얻었다.

○사상 최초 고졸루키 마무리투수

5월13일 넥센전에서 임찬규는 프로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3-2로 앞선 9회 2사 1,2루에서 용병 알드리지를 삼진으로 잡았다. 임찬규는 5월6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승을 올렸다. 선발이 무너진 가운데 4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5월10일 한화전도 0-4로 뒤진 상황에서 나가 3.2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고 2번째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롯데, 두산, 넥센과의 연장전에서 3승을 추가했다. 연장전 3승과 선발이 무너진 경기에서 구원 2승을 루키 임찬규가 따냈다. 5월 중순부터는 팀의 고민이던 마무리를 맡았고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고졸루키가 데뷔 첫해 마무리로 뛰는 경우는 임찬규가 사상 처음이다. 그가 올시즌 10세이브 이상을 한다면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기록이 될 것이다.

○‘최강 멘탈’ 임찬규

임찬규는 몸쪽 승부를 잘한다. 선배들이 가장 놀라는 대목이다. “저는 타자를 안봐요. 이대호 선배님이나 김동주 선배님 보면 제 공을 못던질 것 같아서…. 조인성 선배님 미트만 보고 그냥 전력으로 던집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안타를 맞으면 타자가 잘 쳤구나 하죠. 항상 나를 믿고 내 공을 믿고 던진다는 생각만 합니다.” 임찬규의 구종은 직구와 커브, 서클체인지업,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스플리터 6가지다. 하지만 경기 때는 직구와 커브, 서클체인지업이 대부분이다.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스플리터는 팔에 무리가 오거든요. 가급적 안 던지고 해보려구요.” 슬라이드 스텝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틈나는대로 불펜에서 훈련한다. “캠프때 슬라이드 스텝 훈련을 못했어요. 저도 살고 팀도 살려면 꼭 해야겠더라구요.” 선배들이 그를 걱정하는 것은 한가지다. 풀타임을 뛰어보지 않은 것. 그래서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구요. 열심히 훈련하고,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고, 보약 열심히 챙기고….” 위기가 와도 임찬규는 잘 헤쳐나갈 것 같다. 그는 정말 훌륭한 멘탈능력을 갖추고 있다.



○꿈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임찬규의 올해 목표는 아프지 않고 1군에 머무는 것이다. “아프지 않아야 던질 수 있으니까요. 아프면 던지고 싶어도 못던지니까….” 임찬규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LG에서 오랫동안 선수로 뛰면서 LG에서 은퇴하는 게 목표란다. 초등학생 임찬규는 갈기머리를 흔들며 마운드에 뛰어 올라오는 이상훈이 너무 멋졌다고 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그의 공격적인 피칭을 보고 그는 LG의 투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9년전 LG의 한국시리즈 패배때 아빠품에서 눈물을 흘렸던 초등학생 임찬규가 지금 LG의 희망이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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