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첫 마방마님 납시오

입력 2011-07-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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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90년 경마사상 최초로 여성 조교사가 된 이신영 씨가 마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마사회

첫 여성조교사 이신영씨 오늘 데뷔

작년 조교사 면허시험 수석합격 영예
“부드러움으로 세계최고 명마 키울 것”
관리마 출전경험 적어 초기 고전할 듯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세계최고의 명마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500kg에 육박하는 경주마관리에 여성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날려버리고 한국 경마 90년 역사상 첫 여성 조교사로 데뷔하는 이신영(30)씨.

이 씨는 6월 26일(일)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진 3·4경주에서 ‘원손’과 ‘공덕이’에 기승해 7위와 5위를 기록하며 기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3월 조교사 면허시험에서 35명의 남자 경쟁자를 물리치고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은 이씨는 그동안 경주마 경매 현장, 선진 경마 견학 등 조교사 개업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최근 은퇴한 김일성 조교사의 14조 마방을 배정받아 7월 1일부터 한국최초의 여성조교사로서 활동에 들어간다.

1999년 동아대학교 체육학과에 진학한 이씨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경마공원에 기수 원서를 냈다. 5.4 대 1의 경쟁을 뚫고 5명의 동료 여성과 함께 제20기 기수후보생이 됐으며 2001년 8월 2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수습기수로 데뷔했다.

현재 현역으로 활동하는 138명의 기수 중 여성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기수로서 이신영은 통산 기록 895전 90승, 2위 68회를 기록했다. 2004년 11월에 열린 대통령배에서 ‘고려방’에 기승해 서울경마공원 여성기수로서는 처음으로 대상경주 3위에 올랐다. 여성 기수 최초로 그랑프리에 출전하기도 했다.

뛰어난 기수로 인정을 받았지만 조교사로서 넘어야 할 산은 만만하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마필수급문제이다. 마방 대부와 함께 8두 위탁관리가 예정돼 있다. 조만간 15두까지 관리마를 늘릴 예정이지만 대부분 신마이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경주마여서 데뷔 초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씨는 “마방운영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수시절부터 쌓아온 내 나름의 경험으로 최선을 다해 조교사 업무에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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