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클라크, 아내 잃은 슬픔 메이저 우승으로 달랬다

입력 2011-07-18 07:51:1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북아일랜드 출신의 베테랑 골퍼 대런 클라크(43)가 아내 잃은 슬픔을 메이저 우승 트로피로 달랬다. 제140회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르며 크라렛 저그의 주인공이 됐다.

클라크는 18일(한국시간) 영국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721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시종일관 침착한 경기를 펼친 끝에 이븐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끝낸 클라크는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펼친 필 미켈슨과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2언더파 278타)을 따돌리고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상금은 90만 파운드.

1990년 프로에 데뷔한 클라크는 1993년 알프레드 던힐 오픈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유러피언투어에서만 13승을 올렸다.

그는 종종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비교된다. 위스키를 좋아하고 시가를 즐긴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클라크는 5년 전 아내 헤더를 잃었다.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면서 시련에 빠졌다. 이후 두 아들 타이론과 코너를 혼자 키우면서 잠시 골프를 그만두기도 했다.

클라크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건, 2008년 BMW 아시안 오픈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영국의 골프잡지 골프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억지로라도 다시 예전처럼 생활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신만이 알 것이다”라며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크라렛 저그를 품에 안기까지는 생각보다 편안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이처럼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한 것도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5언더파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클라크는, 미켈슨이 7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추격해와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클라크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그대로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단숨에 2타 차로 달아났다. 이후에도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으면서 크라렛 저그를 품에 안았다.

더스틴 존슨과 필 미켈슨이 공동 2위에 오른 가운데 한국선수 중에선 양용은(39·KB금융그룹)이 공동 16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양용은은 이날 2타룰 잃었지만 합계 5오버파 285타로 마스터스 우승자 찰 슈와젤(남아공) 등과 함께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영건’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합계 9오버파 289타로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마스터스에 이어 올해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11오버파 291타를 쳐 공동 44위로 경기를 끝냈다.

한편 대회 첫날 공동 6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황중곤(19)은 최종합계 24오버파 304타 71위까지 밀려났지만 첫 메이저 성적 치고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