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여신 몸매’ 고준희, “남성팬, 좀 만들어주세요~”

입력 2011-07-21 14: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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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출신 배우 고준희.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예쁘지 않은 제가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건 시대를 잘 만났기 때문이죠. 요즘은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사람을 좋아하시잖아요?"

운이 좋아 배우가 됐다는 고준희(25·본명 김은주)는 방송에서 본 것처럼 키가 큰 미녀였다. 키가 172㎝인 그는 10㎝는 족히 넘을 것 같은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 인사를 건넸다.

고준희는 이내 "아~ 치마 정말 짧아요"(울상)라는 말과 함께 예쁘게 찍어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일 것 같다'는 선입견은 산산조각이 났다.

10일 종영한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미국 유학파 출신 대기업 임원 딸 강민수 역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고준희는 원래는 모델 일을 하던 아가씨였다.


▶셀카도 찍지 않는 쿨(COOL)한 여자

그는 2001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교복을 구매하러 교복점에 들렀다가 가게 사장님의 권유로 나간 한 교복 모델 선발대회에 입상하며 데뷔했다.

고준희는 어려서부터 큰 키 때문에 어딜 가나 남들 눈에 띄곤 했다고 한다. 그는 "톡톡 튀는 스타일로 매력을 발산하는 강민수는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한다"며, "편한 티셔츠와 레깅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 것이 가장 고준희다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화장도 할 줄 몰라요. 너무 귀찮고 어려워요. 화장하지 않아서 아빠한테 매번 혼나요. 집 밖을 나갈 때면 화장 좀 하라고 늘 말씀하세요. 딸이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예뻐 보이길 바라시더라고요. 친구들도 만날 예쁘게 좀 하고 다니라고 말해요."

-사진 찍는 것 좋아하세요?

"전 찍히는 것 좋아해요.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찍히는 것이 더 편해요. '셀카'도 안 찍어요. 백 장 찍어서 한 장 올리는 거잖아요, 그 백 장을 찍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표정도 연습해야 하고요, 귀엽고 예쁜 표정이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연예인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되곤 하는데 부럽지 않나요?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는 건 좋지만, 인터넷 하면서 '셀카'를 올린 동료 연예인들을 보면 '예쁘다' 혹은 '멋있다'라는 생각보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백장은 찍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제가 이상한건가요?"(웃음)

고준희는 시간이 지나도 기다려지는 배우,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연기를 위해 여행, 운동, 독서 등 자기개발에도 꾸준한 노력을 쏟고 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남성팬 좀 만들어주세요"

대화를 이어 갈수록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성격을 묻자 역시나 "털털해요. 좋아하는 것만 하고. 길도 아는 길로만 가야 해요. 고집이 좀 센 편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통솔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어요. 다른 연예인분들은 어려서부터 끼가 넘쳐 주체하기 어려웠다지만 전 그렇지 않았어요. 공부도 중간 노는 것도 중간 모든 것이 다 '중간'인 것 같아요. 애교도 별로 없어요. 기본 예의를 지키면서 제가 할 도리만 하는 것 같아요.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찍히는 것은 좋아하고, 먹는 것은 좋아하지만 요리하는 것에도 취미가 없다는 그는 지나친 과학의 발전을 걱정스러워 했다. 뜬금없는 과학의 발전은 무슨 이야기일까?

-'내 마음이 들리니' 때문일까요? 도시 여자의 이미지, 무엇이든 빨리 배울 것 같은데….

"전 과학이 발달하는 게 싫어요. 새로운 것이 신기하고 편리해서 좋지만 부담스러워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익혀야 하는 것들이 싫어요."

-얼리어답터 일 것 같은데요?

"제 손에 오면 기계들이 하나같이 망가져요. 손에 전류가 흐르나 봐요. 휴대전화, MP3, 카메라, 노트북 등 전자기기가 제 손에만 오면 문제를 일으키더라고요. 전화기도 수신·발신 밖에는 못해요."

-지금까지 늘 당차고 세련된 도시여자 역할을 주로 연기해서 그런 건가요?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론 연기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어요. 실제의 저와는 많이 달라서요. 그렇지만 도시적이고 '까도녀' 스타일의 역할을 많이 맡아서 그런지 여자 팬 분들이 정말 많아요. "

-남성팬보다 여성팬이 더 많다고요?

"네. 월등히 많아요. 왜 그럴까요? 주변에서도 절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해서 물어보면 한결같이 여성분이세요. 그럴 때마다 '저 남자 좋아 합니다' 하고 넘겨요. 저도 남성팬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바람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여자가 되어야 하나.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렇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도시적 이미지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도 가끔은 연약하고 가냘픈 역할을 하고 싶어요. 늘 당차고 당당한 도시여자 역할들을 많이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이미지를 잘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를 대변하는 하나의 캐릭터잖아요. 이 캐릭터를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들고 또 다른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운동하다 눈물 뚝뚝! 등 근육은 포기 못 해

고준희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몸매와 레드카펫이다. 8등신의 늘씬한 몸매와 긴 다리 작은 얼굴은 드레스를 소화하기에 적격이다.

"기본을 충실히 하려고 해요. 그날만큼은 공주처럼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 모든 배우가 똑같겠지만, 욕심을 부리면 보는 사람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스타일에 대한 제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만 전문가에 맡기는 편이에요. 제 몸과 얼굴을 고려해서요. 너무 과할 바에야 중간이 나은 것 같아요."

실제로 본 고준희는 늘씬했다. 다이어트를 정말 혹독하게 하지 않고서야 이런 몸매를 유지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에 다이어트와 운동에 대해 질문 했다.

"평소엔 살이 안 찌다가 작품에 들어가면 살쪄요. 살이 찌면 얼굴부터 동그래져요"라는 그는 안 해본 운동이 없다고 밝혔다.

고준희는 어려서부터 요가, 수영, 필라테스, 헬스, 달리기 등 운동을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못하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몸에 근육이 너무 없다고 해서요, 영화 '300'에 나온 배우들이 다 암벽등반하고 몸을 만들었다고 해서 저도 암벽등반에 도전해보려고요. 준비 중이에요"고 말하는 사이 고준희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사진 촬영 도중 감정을 숨길 수 없다는 그의 말이 떠올랐다.

"운동은 지루해요. 운동할 때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는지….'라고 한숨만 나와요. 헬스하다 말고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어요"라며 까르르 웃었다. 닭가슴살과 고구마·감자 등 식이요법과 함께 한 헬스는 큰 효과도 없이 피부만 상하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고 했다.

지금은 그냥 운동만 한다. 그는 "레드카펫에서 드레스 입은 내 모습을 보았을 때 등 근육이 있으면 예쁠 것 같아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 그의 노력 때문인지 공개하는 화보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다양한 이미지와 독특한 콘셉트 의상은 물론 최근 공개한 웨딩화보와 란제리화보까지 촬영하는 것마다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됐다.

"재밌어요. 즐기고 좋아해요. 제가 보여 주지 못한 이미지를 화보를 통해 보여 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화보를 촬영했는데 아무도 모르고 반응이 없으면 속상할 것 같아요. 다행히 팬 분들께서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그는 노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하지만 프로다운 견해를 밝혔다.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아요. 일이잖아요. 전 배우고 카메라 앞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잘 나올 때까지 찍을 거라면 빨리빨리 하고 서로 힘들지 않게 후다닥 끝내는 것이 좋다고 어렸을 때(데뷔 초) 결심한 이후에는 최대한 몰입하는 편이에요. 이 일을 제 직업으로 계속해야 한다면 그런 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하 연기자들과는 연기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고준희는 손현주나 나문희처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선배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고마워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연예계 대표 카리스마 고현정·이미연, 내겐 한없이 포근한 언니

고준희는 유독 선배들과 작품을 많이 했다. 고현정, 이미연부터 나문희까지 띠동갑은 기본, 선생님이라 부르는 대선배와도 아무렇지 않게 호흡을 맞춘다.

젊은 여배우로서 힘들 법도 한데 선배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작품과 캐릭터를 이해하는 법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특히 고현정·이미연의 성격은 최고라며 종종 연락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현정·이미연은 연예계 대표 연기파 배우이자 카리스마 넘치기로 유명한 여배우들이다.

"기에 눌리거나 무섭지 않으냐고요? 전혀요. 한없이 포근한 언니들이에요. 저도 성격이 조금은 있어서 그런가? (웃음) 집에서 맏이이고 남자 같은 성격 때문에 그럴 수도 있죠."

-어린 친구들과 연기하고 싶지 않나요?

"하고 싶기도 하죠. 아이돌 좋아하거든요. 저도 아이돌과 친해서 연락도 하면서 지내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작품 할 기회가 없었어요."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세요? 이상형이 있나요?

"일단 쌍꺼풀 없어야 해요. 남자다운 남자가 좋아요. 그렇지만 결국에 사랑하는 사람은 느낌인 것 같아요. 전 연애할 때만큼은 소심해서 혼자 상처 잘 받아요. 잘 삐치고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와는 달라요."

-사랑할 때는 어떤가요? 고준희에게 '연애'란?

"전 연애를 하면 표정을 숨기질 못한대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고요. 늘 사랑하는 사람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행복하고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흔히 연애하면 얼굴이 좋아진다고 하잖아요. 삶의 에너지가 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도 종영하고 여행도 가신다면서요?

"쉬다 오려고요. 휴식이 필요해요. 그래야 더 힘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일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서 조금만 쉬고 바로 다시 일 할 계획이에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작품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맘에 드는 캐릭터라면 극 중 비중이 크건 작건 따지지 않고 바로 선택해서 하는 편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질리지 않는 배우요.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뵐 때마다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대중들이 기대하신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배우가 될 거에요."

글·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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