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 누드화’ 영국 사실주의 화가 루션 프로이드 타계

입력 2011-07-22 10: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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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실주의 화가 루션 프로이드가 21일(현지 시각) 자택에서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88세.

AP통신은 거장의 죽음을 전하며 “다른 화가들이 물감을 캔버스에 쏟을 때, 묵묵히 주의깊게 붓을 문질러온 화가”라고 소개했다.
지난 2008년 프로이드의 실물크기 누드화 '베너피츠 슈퍼바이저 슬리핑'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천 360만 달러(한화 약 353억)에 낙찰되며, 당시 생존 작가 가운데 사상 최고가에 경매된 바 있다. 2005년에는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의 누드화가 390만파운드(한화 약 67억), 2007년에는 친구 브루스 버나드의 초상화가 786만 파운드(한화 약 135억)에 팔리기도 했다.
프로이드는 프란시스 베이컨, 프랭크 오어바흐 등과 함께 20세기 후반 영국회화를 대표하는 화가다. '꿈의 해석'으로 이름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손자이기도 하다. 베를린 태생의 유태인이지만, 나치 정권을 피해 1933년 런던으로 이주한 이래 영국에서만 거주했다.
프로이드는 50년대 이후 아내와 친구, 동료 화가 등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누드화 및 초상화로 현대 회화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누드화는 어둡게 느껴질 만큼 강렬한 세밀화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그는 현대인의 두려움과 고독을 누드로 표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첫 아내 카트린(키티)의 상반신 나체를 담은 ‘여인과 흰 개’, 죽은 어머니의 모습을 묘사한 ‘화가의 죽은 어머니’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거장의 삶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우울했다. 프로이드는 1948년 카트린 가르만과 결혼했지만 4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둘 사이에는 두 딸이 있다. 53년 캐롤라인 블랙우드와 두번째 결혼을 했지만, 역시 4년여만인 57년 이혼했다. 지난 수 년 동안 작가 겸 방송인인 동생 클레멘트와도 불화가 심해, 2009년 동생의 장례식에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루션 프로이드의 대변인은 프로이드의 타계 이외에 유족을 비롯한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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