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내 비법 아낌없이 주련다”

입력 2011-08-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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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컨트롤·커브 그립법 알려줘
“먼저 다가온 후배…다 주고 싶죠”
열아홉 임찬규에 노하우 전수

“후배가 물어오면 제가 알고 있는 건 말해줘야죠.”

KIA에서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대진(37)은 이적 후 9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친정팀, 그리고 고향땅 광주.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지만 그는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팀을 위해 뛰는 야구선수였다. 이날 LG가 KIA를 상대로 광주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불펜 옆 의자에 앉아 공을 쥐고 새로운 팀 후배투수가 된 신인 임찬규(19)에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했다. 임찬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선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하루 뒤.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그에게 “임찬규에게 뭘 그리 열심히 가르치느냐”고 묻자 “찬규가 적극적이더라. 먼저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설명을 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잠시 후 임찬규가 다가왔다. 이대진도 씩씩하고 싹싹한 임찬규가 귀여운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이대진이 임찬규에게 말해준 것은 공을 잡는 그립과 마운드에서의 마인드 컨트롤, 그리고 정신적 측면이었다고 했다. 후배가 살갑게 다가와 물어보니 선배로선 오히려 흐뭇할 수밖에….

임찬규는 “난 각이 크고 느린 커브만 있는데 빠른 커브가 없다. 그래서 이대진 선배님에게 배우고 싶었다”면서 “투수마다 같은 구종이라도 그립이 다르니 가르쳐준 그립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한번 던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걸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하셨다”며 마치 깨달음을 얻은 수제자마냥 들떠있었다.

그러나 이대진은 “내가 찬규보다 나은 게 없지 않나. 단지 경험이 많을 뿐이다. 후배들이 물어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고 했다. 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조언은 LG 후배투수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듯하다. 무려 열여덟 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벌써 사제지간처럼 가까워진 이대진과 임찬규가 그런 풍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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