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여든넷 나팔꽃 인생 회포는 풀고 가야지”

입력 2011-08-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데뷔 56년 송해, 내달 12·13일 첫 공연

“송해 아직도 쌩쌩하단 생각들 것”
후배 코미디언·가수들도 한무대
“그간 공연 제안을 많이 받았지. 그런데 ‘돈벌이 하는 거 아닌가’ 소리 듣기 싫어 안했어. 보람도 느끼고 회포도 풀어 좋다는 말 들어야 하는데. 그래서 마다했어. 이젠 더 늦기 전에 한번 해보려고. 관객이 봤을 때 ‘아직도 쌩쌩하네’란 생각이 들 때 나가서 회포를 풀어야겠더라고.”

1955년 창곡 악극단에서 연예생활을 시작한 방송인 송해(84·사진)는 데뷔 56년 만에야 첫 콘서트를 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추석 연휴인 9월 12·13일(각 오후 3시·7시) 네 차례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나팔꽃 인생 송해 빅쇼’를 갖는다. 이 공연에서 송해는 가수, 사회자, 코미디언, 연기자, 악극인, 국악인, 만담인 등 자신이 걸어온 ‘총체적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하루 두 번, 두 시간씩 하면 쓰러지지. 그래도 떳떳하고 자신 있게 해보고 싶어. 부모님 모시고 오는 젊은이들도 재미있으라고 ‘헷소리’(애드리브)도 해보려고.”

서울 낙원동 사무실에서 만난 송해는 “여기서 사람들 만나 소일하는 것이 내 건강비결”이라고 했다. ‘원로연예인 상록회’라는 문패가 달린 사무실은 65세 이상 된 영화감독, 작가, 국악인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바둑을 두며 소일하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마음이 아픈 게 대중 예술인들이 쉴 데가 없어. 내 위로 구봉서 선생 한 분 남았는데 몸이 편찮으시고. 밑으로 남성남 남철 배일집 등이 있는데, 거의 백수야. 행사 다니고 공연 다니는데 (생활이) 여의치 않지.”

송해는 이번 공연에 후배 코미디언과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이상벽이 사회를 맡고, 가수 박상철과 김용임이 특별 출연하고, 엄용수 이용식 김학래 등 후배 코미디언들이 찬조 출연한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27년째 진행하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10여 곡의 노래도 부를 예정이다.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주음악전문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하다 1951년 1·4후퇴 때 홀로 남으로 내려왔다. 그래서 이북5도청에 의뢰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실향민을 초청해 향수를 느끼게 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제목 ‘나팔꽃 인생’은 송해 자신의 노래이면서 일종의 아호(雅號)이기도 하다.

“나팔꽃은 아침에 활짝 폈다가 오후에 시들해지고, 그러다가도 그 다음 날 또다시 환하게 피고…. 그러길 반복하며 오래가는 꽃이 바로 나팔꽃이야. 그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김원겸 기자 (트위터@ziodadi)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