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무선 디스플레이(와이다이) 기술 실용화 발표

입력 2011-09-01 10: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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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감상하던 영화나 음악을 TV로, 혹은 다른 PC로 그대로 이어서 즐기는 이른바 ‘N스크린’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기기의 구분 없이 동일한 콘텐츠를 재생하기란 의외로 복잡한 일이다. 성능이나 운영체제가 각각 다른 기기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를 조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스크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점차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업체들은 보다 원활하게, 그리고 쉽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나 기기를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세계 PC 시장의 맹주라고 할 수 있는 인텔 역시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노트북의 영상과 음성을 TV나 빔프로젝터 등의 외부 디스플레이 기기로 무선 전송하는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Intel Wireless Display) 기술, 이른바 와이다이(WiDi)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N스크린 전략의 일환일 것이다. 그리고 지난 31일,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는 보도진을 초청해 와이다이의 특징 및 실용성을 홍보하는 자리를 가졌다.


풀HD급 화면, 5.1채널 음향도 무선으로 편하게

기존 노트북에서는 외부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전송하기 위해 D-Sub나 HDMI 등의 유선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와이다이가 적용된 노트북은 내장된 무선랜(Wifi: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해 케이블 없이도 화면을 외부 디스플레이로 보낼 수 있다.


와이다이는 영상뿐 아니라 음성도 함께 전송한다. 2010년에 발표된 와이다이 1.0 버전에서는 최대 720p(1280 x 720)해상도의 HD급 영상, 그리고 2채널의 음향만 전송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출시와 함께, 와이다이 역시 2.0 버전으로 향상되어 최대 1080p(1920 x 1080)해상도의 풀HD급 영상 및 5.1채널의 입체 음향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HDMI 유선 케이블로 연결한 것과 거의 동등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와이다이를 쓸 수 있는 환경은?

다만, 아무 노트북이나 와이다이 기능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텔의 2세대 코어 시리즈(코어 i3 / i5 / i7) CPU(중앙처리장치)와 인텔의 내장 그래픽, 그리고 인텔 센트리노 시리즈 무선 랜카드를 갖춘 노트북에서만 와이다이 기능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이날 발표회장에는 삼성전자, LG전자, TG삼보, HP, 델 등에서 출시된 와이다이 지원 노트북이 다수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노트북에서 전송하는 무선 신호를 받아 디스플레이 기기에 출력할 수 있는 와이다이 어댑터를 마련해야 하는 점도 또 하나의 조건이다. 2011년 8월 현재, 넷기어, 디링크, 벨킨 등의 업체에서 와이다이 어댑터(인터넷 유무선 공유기와 비슷하게 생겼다)를 판매 중이며, 가격은 15 ~ 20만원 사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TG삼보에서 자사 특정 노트북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와이다이 어댑터를 함께 제공하거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는 것이 인텔코리아의 설명이다.


그리고 현재 TV나 콘솔 게임기, 셋톱박스 등에 와이다이 어댑터를 내장하는 방안을 각 기기 제조사들과 협의 중에 있으며, 조만간 실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인텔코리아 관계자들은 밝혔다.


프레젠테이션, 영화 감상에 특히 유용

와이다이에 대한 기술 설명이 끝난 후, 실제로 이를 이용한 시연이 이루어졌다. 와이다이를 지원하는 노트북과 와이다이 어댑터를 장착한 빔프로젝터를 이용, 풀HD급의 동영상이 큰 화면에 그대로 투사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양쪽 기기에 같은 화면을 출력하는 것 외에도 각각 다른 화면을 출력하는 디스플레이 확장 모드도 가능했다. 운영체제 제어판에서 와이다이로 연결된 디스플레이 장치를 일반 모니터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인텔코리아의 관계자들은 “와이다이 기술은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하는 직장인, 혹은 노트북을 이용해 홈씨어터를 구성하고자 하는 영화 매니아들에게 특히 유용하다”라며 “와이다이 어댑터를 내장한 TV나 셋톱박스가 출시된다면 와이다이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 이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와이다이 기술을 체험해보니 화질이나 음질, 편의성 면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노트북 화면과 무선 연결된 화면 사이에 아주 약간(0.5초 정도)의 시간차가 발생하는 것이 아쉬웠다. 프리젠테이션이나 영화 감상을 할 때는 큰 문제 없겠지만 화면의 움직임이 빠른 콘텐츠(게임 등)를 즐길 때는 불편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인텔 관계자들은 “우리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와이다이 3.0(가칭)에서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와이다이 보급의 걸림 돌 중의 하나라면 바로 노트북 사양이다. 노트북 CPU와 그래픽 칩셋, 그리고 무선 랜카드가 모두 인텔 제품이 아니면 와이다이 기능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중인 노트북 중에서 인텔 CPU와 인텔 그래픽 칩셋을 갖춘 제품은 흔하지만, 무선 랜카드는 타사(리얼텍, 라링크 등) 제품을 경우가 제법 많다.

와이다이의 요구 사양 중에 인텔 무선 랜카드가 포함된 이유가 기술적 문제인지, 혹은 마케팅적인 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인텔의 관계자는, “마케팅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 이라면서도 “현재 판매 중인 노트북 중에서 30여종 이상이 와이다이 조건을 만족하고 있으니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이다이가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노트북 제조사는 물론, TV 제조사, 그리고 전용 어댑터 제조사에 이르기 등 다양한 업체들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인텔이 이들과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율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일반 대중들에게 와이다이 기술을 얼마나 알릴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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