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마시라”…하이킥! 황당출사표의 역습

입력 2011-09-08 19: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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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PD “인기욕심 보다 위안 전할 것”

“큰 기대 말아 달라.”

방송을 앞둔 연출자가 밝힌 출사표 치고는 다소 황당하다. 기대를 말아 달라는 말이 오히려 더 기대를 하게 만든다.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 2009년 ‘지붕뚫고 하이킥!’에 이어 19일 MBC 새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이 돌아온다.

8일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욱 PD는 방송 전 높은 기대가 부담스러운 듯 연신 “큰 기대는 말아 달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시청률 부담이 가장 크다. 우리 집 가훈이 ‘민폐를 끼치지 말자’인데 걱정이다. 연기자들에게도 과도한 기대를 자제시키고 있다”며 “우리 작품은 시청자들이 저녁을 먹으면서 부담 없이 즐기는 데 좋은 작품이지 시트콤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이킥 3’는 사업 부도로 처남 윤계상 집에 얹혀 살게 된 가장 안내상과 심한 감정 기복을 보이는 아내 윤유선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기존 시리즈가 3대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것과 달리 ‘하이킥 3’는 윤계상, 서지석, 박하선, 이종석, 백진희, 김지원, 크리스탈, 강승윤 등 젊은 청춘 남녀들이 중심이다.

김병욱 PD는 “기존 작품에서 이순재 선생님이 이끌어 준 장년층 코미디가 만들기는 쉽다. 하지만 자기 복제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변신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봉과 ‘지붕 뚫고 하이킥’의 개구멍 등 하이킥 시리즈에 늘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은 3편에서 땅굴로 이어진다.

“봉이나 개구멍은 몸 개그를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땅굴은 캐릭터들의 마음에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도피처가,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키워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 공간이 변형돼 가는 과정이 작품의 주제와 이어질 것 같다.”

김병욱 PD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욕심 보다는 패자들이 역습에 성공하는 희망찬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안이 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출자의 겸손한 출사표와 달리 ‘하이킥 3’가 시리즈 중 3편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시트콤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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