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스포츠동아DB.
스피드 탁월…SK, 평가전 완패에도 문경은 ‘흐뭇’
올해 프로농구에는 주의 깊게 지켜볼 만한 새내기 선수들이 제법 눈에 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SK 유니폼을 입은 가드 김선형(23·사진)이다. 대학농구에서 중앙대 천하를 이끈 주역으로 올 1월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SK에 낙점됐다. 김선형은 186cm, 78kg으로 체격조건이 그다지 뛰어난 축에 들진 않는다. 그러나 탁월한 스피드를 바탕으로 골밑과 외곽을 종횡으로 헤집고 다니는 활동력과 활동반경에선 단연 발군이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그를 가리켜 “우리 팀의 혈관”이라고 평가한다. 코트 곳곳을 누비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고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 출중해서다.
8일 호주 멜버른에서 치른 SK의 4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호주 프로1부리그의 강팀 멜버른 타이거스. 호주 농구 특유의 파워에 스피드, 기술까지 두루 갖춘 장신군단이 경기 개시와 함께 전면압박수비를 펼치는 통에 SK는 잔뜩 혼이 났다. 앞선 2부리그 3팀과의 평가전에선 모두 낙승을 거뒀지만 이날은 63-86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문 대행은 경기 후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1쿼터와 2쿼터에 한 차례씩 장신숲 사이로 번개처럼 달려들어 골밑슛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신인답지 않은 볼 컨트롤 능력을 과시한 김선형의 존재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문 대행은 경기 후 주저 없이 “김선형은 주전이다. 2번(슈팅가드)으로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슈팅거리는 길지 않지만 슈팅 기본기도 괜찮은 편이다. 대학과 프로는 천양지차인 만큼 적응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는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김선형 역시 “스피드는 자신 있다. 프로 적응이 쉽진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순탄한 프로 적응을 다짐했다.
멜버른(호주)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