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챔프’와 MBC 새 일일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으로 데뷔 이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연기자 박하선.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예능프로 장시간 녹화
지쳐 잠든 모습 보고
“신비한 매력있다” 발탁
“즐기면서 연기하는 법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단아한 매력은 스크린과 화면 속 이미지일 뿐이었다.
연기자 박하선(24)은 털털하고 호탕했다. 사극 ‘동이’의 인형왕후나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맏딸을 맡아 보여준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은 극중 모습에 불과했다. 화면이 아닌 현실 속 박하선은 감정을 그대로 표출할 줄 아는 과감한 매력과 “한남대교에서 군자까지 쉼 없이 걷기도 하는” 엉뚱한 모습도 함께 지녔다. 추석 연휴에 개봉한 주연 영화 ‘챔프’와 19일 시작하는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으로 데뷔 이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박하선을 만났다.
● “‘정윤희 닮았다’는 말만 하던 김병욱 PD 야속했어요”
박하선의 ‘하이킥3’ 합류는 2년의 시간차를 두고 이뤄졌다. 2009년 시작한 ‘하이킥2’ 때도 출연 제의를 받고 연출자 김병욱 PD를 만났던 그는 “성사될 줄로 믿었던 기회가 사라져 당황스러웠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하이킥2’ 제의를 받고 김병욱 PD를 만났어요. 저를 보고 놀라면서 80년대 인기 배우였던 정윤희 씨를 닮았다는 말을 계속 해 합격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3편 제작 소식을 듣고 다시 김 PD를 만난 자리에서 ‘그 때 왜 그러셨느냐’고 되물었죠. 하하.”
‘하이킥3’에서 박하선은 젊은 등장 인물의 중심에 서 있는 국어교사 역을 맡았다. 잘못한 게 없는데도 늘 미안한 마음에 시달리는 소심한 캐릭터. 9급 공무원으로 나오는 고영욱과 연인 관계이다.
박하선에게 ‘하이킥3’의 출연 기회는 엉뚱하게 찾아왔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시간 녹화에 지쳐 잠든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고 그 장면을 본 김병욱 PD가 “신기한 매력이 있다”며 발탁했다. 그 때가 올해 3월이다.
● 영화 ‘챔프’…“제 손으로 고른 첫 번째 작품”
박하선은 스크린에서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경주마의 우정을 그린 ‘챔프’를 통해서다. 응급구조사 윤희로 출연한 그는 “‘챔프’는 제가 직접 고른 첫 번째 영화”라며 “역할보다 영화 자체가 매력적인데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욕심을 냈다”고 했다.
박하선은 4월 개봉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하 세아이)에 이어 ‘챔프’까지 올해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찾았다. 지난해 드라마 ‘동이’까지 합하면 최근 2년 동안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쉼 없이 연기한다고 해서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동이’를 끝내놓고 박하선은 “신중하게 다시 진로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제 길이 맞는지, 만약 모든 걸 가져도 망가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어요. 안면근육이 마비돼 자연스럽게 웃지도 못하고…. ‘하이킥3’에 합류한 게 올해 3월이었는데 촬영을 시작한 그 날까지 4개월 동안 제 입으로 ‘하이킥에 나온다’고 말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도 보냈어요.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장염까지 걸렸어요.”
박하선의 마음을 달래준 건 클라이밍이다. 격한 운동에 속하는 클라이밍에 빠져든 건 ‘동이’에 함께 출연한 연기자 지진희의 추천 덕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클라이밍을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다”는 박하선은 “돌이켜 보면 즐기면서 연기해본 적이 없는데 ‘하이킥3’를 통해 마음을 바꿔보고 싶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